2일(현지시간) 인도 동부서 발생한 열차 충돌 사고 현장./사진=로이터, 연합뉴스
▲ 2일(현지시간) 인도 동부서 발생한 열차 충돌 사고 현장./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인도의 한 지역에서 2일 오후(현지시간) 대규모 열차 탈선 및 충돌 사고가 발생해 최소 288명이 숨지고 900명 넘게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NDTV 등 인도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쯤 인도 동부 오디샤주 주도 부바네스와르에서 약 170km 떨어진 발라소레 지역 바항가 바자르역 인근에서 열차 세 대가 잇따라 충돌했다.

아미타브 샤르마 철도부 대변인은 이번 사고에 대해 "사고 열차 중 한 대의 객차 10∼12량이 먼저 탈선하면서 인접 선로로 넘어졌고, 해당 선로를 이용해 반대편에서 오던 다른 여객 열차가 이에 부딪혔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두 번째 열차의 객차 3량가량도 탈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충돌한 여객열차는 철로에 정차해있던 화물열차까지 덮쳤다.

수단슈 사랑 오디샤주 소방청장은 AFP 통신에 "이번 사고로 288명 이상이 숨졌다"며 "게다가 중상자가 많아 희생자 수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철도 당국 역시 아직 수백명이 객차 안에 갇혀 있는 데다 구조·수색 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까지 부상자 수는 9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는 구급차와 소방차 등 200여 대와 구조대원 1천200명이 투입된 상태다.

사고가 벌어진 현장을 담은 사진과 영상을 보면 객차 여러 대가 구겨지듯 뒤틀려 쓰러져 있고 구조대가 생존자를 찾기 위해 부서진 객차를 수색하고 있다.

목격자들은 살아남은 일부 승객들이 잔해 속에 갇힌 다른 사람을 구조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 남성 생존자는 "(충돌로 열차 내부 사람들이) 마구 얽혀 내 위로 10명에서 15명이 쌓였다. 나는 맨 아래 바닥에 깔렸다"며 "나는 손과 목을 다쳤지만, 열차에서 빠져나오자 주변에 다리를 잃는 등 크게 다친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고 외신에 사고 당시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이번 사고로 비통함을 느끼고 있으며, 희생자 유족과 함께할 것"이라면서 "사고 현장에서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피해자들에게 가능한 모든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오디샤주는 이번 참사로 벌어진 인명 피해에 3일을 애도의 날로 선포했으며 지역 버스회사들은 부상 승객 이송을 돕고, 주민 수백 명이 헌혈하기 위해 모여들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AP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철도가 주요 장거리 이용 수단으로 매일 1천200만 명이 열차 1만4천 대를 이용해 6만4천㎞를 이용할 정도지만 구식 신호 장비와 노후한 차량, 안전관리 부실로 열차 사고가 자주 일어난다.

2016년에는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열차가 탈선해 약 150여 명이 사망했으며, 2018년 10월 펀자브주에서는 달리던 열차가 철로 위에서 축제를 즐기던 인파를 덮치면서 60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1995년에는 뉴델리 인근에서 358명이 숨진 인도 사상 최악의 열차 충돌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한편, 주인도한국대사관 측은 "인도 경찰 당국을 통해 파악한 결과 오늘 오전까지 사상자 중에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