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신흥동 옛 시장관사(官舍)는 역사적으로 여러 의미를 지닌다. 일제 강점기인 1938년쯤 지어졌다고 알려진다. 무려 80년을 훌쩍 뛰어넘는 변천의 과정을 겪은 셈이다. 답동로 12번길 10에 위치한 단독주택(토지 면적 496.1㎡·연면적 251.46㎡)으로, 지하 1층·지상 2층 구조의 철근콘크리트·목조 건물이다. 해방 후 시민들은 한동안 '부윤관사'로 즐겨 불렀다고 한다.
인천시의 '신흥동 옛 시장관사 기록 보고서'를 보면, 지역 주거사를 고찰할 수 있는 귀중한 값어치를 띠었다고 적었다. 여기엔 관사의 역사·실측자료·사진 등을 수록했다. 시는 인천 근대 건축물에 대한 학술연구자료, 시 등록문화재 지정 추진 시 기초자료, 멸실될 경우를 대비한 건물 복원 근거 등으로 충분히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관사 건물을 건축적으로 분석하고, 조선시대~일제 강점기 인천 관아의 변화를 살펴보겠다고 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신흥동 일대 시가지 변화를 소개했으며, 이해를 도우려고 고지도·근현대지도·건축도면 등도 담았다.
이 건물은 해방 후 1954∼1966년 인천시장 관사로 쓰였는데, 제6대 김정렬 시장부터 12대 윤갑로 시장까지다. 제14대 김해두 시장이 관사를 송학동(현 인천시민애(愛)집)으로 옮긴 후, 1977년 일반인에게 넘어가 가정주택으로 변했다. 그러다가 신흥동 일대 재개발 사업 시행 등 주변 개발에 따라 훼손·멸실될 우려를 낳았다. 그러자 인천시는 근대문화유산 보호 차원에서 2019년부터 관사 매입을 추진해 이듬해 9억8천만여원을 들여 소유권을 확보했다.
일찌기 신흥동 옛 시장관사는 보존과 활용 면에서 역사·건축적으로 다양한 쓸모를 품고 있는 근대 건축물로 평가를 받아왔다. 1938년 당시 신축한 일본식 가옥의 형태를 보여주는 주거사적 가치와 과거 관사로 사용된 역사적 상징성을 갖고 있어서다.
인천시가 리모델링을 끝낸 신흥동 옛 시장관사를 오는 24일 시민들에게 개방한다.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재단장하기 위해 5억여원을 들여 관사의 역사를 소개하는 전시공간(1층)과 시민사랑방(2층) 등을 갖춰 개관한다. 하지만 송학동 인천시민愛집과 달리 아직 명칭을 정하지 못한 상태로, 시민들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알려주는 건물로서 새 단장을 마친 신흥동 옛 시장관사. 시민 품으로 돌아감으로써 재탄생한 관사가 신흥동∼율목동 등 인근 지역 활성화의 구심점으로 자리를 잡길 바란다. 아울러 시민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할 열린 공간이자, 모퉁이 돌담길과 싸리재 등지 탐방로 답사의 거점을 구축했으면 더할 나위 없겠다.
/이문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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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역 옆 러시아 영사관, 영국 영사관, 존스톤 별장 복원하라
국제도시라더니 서양건물은 성당빼고 코빼기도 안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