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2달러 자료화면./사진=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키오스크(무인정보단말기)로 셀프 계산을 했음에도 소비자들이 팁을 요구받아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는 식당이나 카페, 술집 등에서 테이블 담당 종업원에게 일반적으로 주문 금액의 15∼20%를 봉사료 명목의 팁으로 남긴다.

담당 종업원은 응대 과정에서 음식에 대한 설명이나 추천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국의 요식업계에선 종업원에게 팁이란 단순히 월급 외에 더 받는 수입을 넘어서 사실상 실질임금에 해당한다.

하지만 종업원의 서비스가 기계로 대체되면서 직원들이 팁을 요구할 근거가 부족해진 것이다.

직원 도움 없이 키오스크로 셀프 주문을 했는데 팁을 내라고 하면 서비스를 받지 못한 소비자들로선 부당하게 느껴질 테니 말이다.

WSJ은 미국의 한 공항 내 기념품 상점에서 6달러짜리 생수를 셀프 계산했는데 화면에서 10%∼20%를 추가할 수 있는 팁 옵션을 보고 당혹스러움과 불쾌감을 느꼈다는 남성의 사연을 전하며 그는 "이런 메시지는 일종의 감정적 협박"이라는 말을 남겼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런 소비자들의 분위기와는 달리 일부 기업들은 아예 키오스크 하단에 "우리가 당신을 웃게 했다면 팁을 남겨주세요"라는 라벨을 붙여놓기도 했다고 WSJ은 전했는데, 이 같은 '팁 자동 안내'가 직원들의 급여를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선 고용주가 직원들의 임금을 직접 인상하는 대신 그 책임을 '팁'으로 둔갑시켜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미 코넬대 호텔경영대학원의 윌리엄 마이클 린 교수는 "기업들은 기회를 활용하는 것"이라며 "적은 비용으로 추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면 누가 원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