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사진=이미지투데이

미국 미주리주에서 한 10대 소년이 주소를 잘못 보고 엉뚱한 집을 찾아가 초인종을 눌렀다가 집주인에게 총을 맞는 변을 당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경찰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캔자스시티의 한 주택에서 총격이 벌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이 출동한 현장에는 주택 앞에서 총에 맞은 채 쓰러져 있는 흑인 소년이 있었다.

랠프 얄이라는 이름의 10대 소년은 해당 집주인이 쏜 총 2발에 각각 머리와 팔을 다쳤다.

경찰 측에 따르면 얄은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으며 현재는 안정된 상태라고 한다.

경찰 조사에서 얄은 사건 당일 주소가 '115번 테라스'인 집에서 형제를 데려오라는 부모의 심부름으로 해당 동네를 찾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그만 주소를 잘못 보고 '115번 스트리트'에 있는 문제의 집의 초인종을 누른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CNN 방송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 소년에게 총을 쏜 집주인은 80대 백인 남성으로 밝혀졌으며, 사건 직후 경찰에 체포돼 24시간 동안 구금됐다가 주법에 따라 기소 전 구금 가능 시간이 지나 풀려났다.

얄의 가족이 선임한 변호사들은 성명을 통해 "소년은 '백인 남성 가해자'의 총에 맞았다"며 "카운티 검사와 법 집행기관의 신속한 조사와 체포, 기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찰 측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총격 사건이 인종 범죄인지 묻는 말에 "현재 정보로는 인종적인 동기에 의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이 사건에 인종적인 요소가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한편, 전날 지역 주민 수백 명은 사건이 발생한 주택 앞에 몰려와 시위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2020년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서 자주 쓰이는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구호를 외쳤다.

이 사건 이후 얄의 이모가 온라인 모금사이트 '고펀드미'에서 얄의 의료비 마련을 돕기 위해 모금을 시작했는데 이날 아침까지 100만 달러(약 13억2천만 원)가 넘는 돈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