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오를수록 1000원의 가치는 형편없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고물가 시대에 '천원 아침밥'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대학 구내식당이 이렇게 싼값의 아침을 내놓자, 대학생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아침마다 장사진을 이룬다. 편의점 도시락보다 훨씬 싼 단돈 1000원에 아침밥을 먹을 수 있다는 얘기는 그야말로 반가운 소식임에 틀림없다. 공깃밥 한 그릇 값에 불과하지만, 따뜻한 아침 밥상은 학생들을 크게 만족시킨다.
요즘엔 식비가 너무 많이 올라 대학생들의 부담을 키운다. 어느 식당을 가나 거의 1인당 1만원에 육박하는 밥값에 허리가 휜다. 어디 식비뿐이겠는가. 오르지 않은 생활물품이 없을 정도라서 서민들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시민들은 고물가 시대 속에서 이런 '천원의 행복'이 지속적으로, 그리고 확산하기를 고대한다.
인천에선 인천대가 천원짜리 아침밥을 학생들에게 준다. 2016년부터 8년째 이뤄지고 있다. 든든한 한 끼를 책임지면서 학생들의 식비 부담을 줄여주는 효자노릇을 톡톡히 한다. 인천대는 새학기를 맞아 지난달 17일부터 '천원 아침밥'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 첫날 279명에 이어 20일 365명, 21일 448명, 22일 390명 등이 식당을 다녀가 평일 나흘간 1482명이 몰렸다. 인천대는 올해 정부 지원금 등 사업비 1억4000여만원을 들여 총 4만3100명 분량의 천원 아침밥을 제공할 예정이다. 식당에선 매일 다른 차림표의 천원짜리 아침밥을 선보인다고 한다.
인천대는 그동안 뛰어난 운영 성과를 인정받아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으로부터 3년(2020∼2022년) 연속 대상과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이들 기관이 추진하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엔 전국 대학 41곳이 참여하고 있다. 최근 식비 부담이 높아지면서 올해 전국 대학교에서 신청 인원을 늘렸고, 농식품부는 추가 예산을 확보해 지원 인원을 68만여명으로 확대했다. 대학생들에게 아침밥을 먹는 규칙적인 식습관을 기르고 건강한 식문화를 전파하는 이 사업은 학생 복지를 실현하기 위한 '맞춤형 정책'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천원 밥상'은 정말 바람직한 현상이다. 일반 시민들은 교통비 100∼200원 인상에도 민감한 등 물가가 조금만 올라도 소비를 위축시키곤 하는데, 이는 학생과 학부모에겐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질 만하다. 다만 대학 주변 상권에 미치는 피해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의 반감을 상쇄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시급한 이유다. 각계에서 이에 대한 연구도 장기적으로 진행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받았으면 싶다.
/이문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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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천원 받는 받는 것으로 그 천원 받는 사람 인건비나 줄수 있겠나?
그렇게 공짜가 좋으면 월급도 받지 말고 공짜로 일하라 해라. 대학은 사회 나가기 전 사회인을 육성하는 전초기지다. 그들을 제대로 가르치고 있는지에 포커스를 맞춰야 하는데 자꾸 초중고교 대학이 죄다 공짜 점심 천원 아침 등 급식전문기관인양 미션이라고 떠드는 한심한 자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