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도시에서 쓰레기 처리는 도시의 건강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요소이다.

매립지는 쓰레기 처리라고 하는 도시의 핵심적인 기능을 하는 필수적인 시설이다. 그러함에도 수도권매립지 정책개선을 위한 합의에 따라 '매립지 사용종료'의 이행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힘을 내고 있으나 대체매립지 조성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서울 마포구에 있는 난지도는 과거에 쓰레기 매립지였고 넝마를 주워 생활하는 사람들에게는 삶의 터전이었다. 쓰레기를 버리기 전까지는 평지에 가까운 아름다운 섬이었다. 1978년 쓰레기 매립이 시작되고 평지였던 난지도는 버려진 쓰레기가 쌓여 가면서 해발고도 90m에 달하는 두 개의 거대한 산(현재의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으로 변모했다. 쓰레기는 비위생적으로 매립되었고, 매립이 진행된 15년간 난지도는 악취와 비산먼지, 침출수와 매립가스 등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전형적인 환경오염과 쥐, 해충 등에 기인한 보건 문제, 그리고 경관 문제, 또한 매립가스로 인한 폭발과 크고 작은 화재가 빈번하였으며 침출수가 무방비하게 유출되면서 한강 수질을 심하게 오염시켰다.

이후 서울시와 환경부는 인천 서구 원창·경서·연희동 등지의 공유수면 매립지 중 약 2/3를 난지도의 대체매립지로 삼았다. 수도권매립지가 이곳에 조성되면서 난지도 매립지는 폐쇄되었고 서울시는 24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난지도 매립지에 대한 복원사업을 추진했다. 그 결과, 난지도의 거대한 쓰레기 산은 오늘날 월드컵공원으로 변신하면서 많은 사람이 찾아다니는 명소가 되었고, 주변 녹지와 하천 공간의 생태기능 회복으로 현재 1000종 이상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많은 국내외 관계자들이 매립지 복원실태를 벤치마킹하고 있으며, 2010년에는 UN 해비타트 특별상을 받았다. 죽음의 땅이었던 쓰레기 매립지가 생명의 땅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인천 연희·경서동 등지의 해안지역은 해안사구와 하구역이 잘 발달한 생태적 점이지대로 두루미, 황새 등 조류 서식지로서 훌륭했던 곳이다. 1980년 당시 정부는 이곳 갯벌에 둑을 쌓고 대대적인 간척과 매립사업을 허가함으로써 두루미의 삶터가 파괴되도록 방치했고, 1984년에는 지정문화재 보호구역(천연기념물 두루미 도래지)을 해제했다. 이곳이 현재의 수도권매립지이다. 최근에 매립지 인근의 안암도 유수지에서 두루미가 관찰되는 등 반갑게도 생태회복의 조짐이 있다고 한다.

수도권매립지는 '위생매립지'로 계획되었으나, 초기에는 이전 난지도 매립지의 문제점들이 그대로 반복되었고, 그에 따른 환경훼손과 악취의 근원지라는 인식 등 여러 가지 환경적, 경제적, 심미적 폐해가 팽배하다. 더구나 매립지를 중심으로 주변에 각종 폐기물처리업체와 공장들이 들어서고, 급기야는 환경오염으로 인하여 매립지 인근 사월마을은 정부로부터 '주거 부적합'으로 판정받아 이에 대한 후속대책을 협의 중이라고 한다. 이렇게 수도권매립지는 인천시민과 주변 지역주민에게 고통을 주는 시설이다.

서울시와 환경부는 난지도를 타산지석으로 하여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해결책을 조속히 내놓는 것이 인천시민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 환경부는 대체매립지 확보에 주력하고, 수도권매립지 복원 특별법(가칭)을 제정하여 매립지로 인한 문제 해결 방안을 마련하는 등 훨씬 더 많은 관심과 열정을 가지고 공격적으로 추진해 주기를 기대한다.

/김진한 인천환경연구원 이사장∙가톨릭환경연대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