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PT 개발사 오픈AI 로고./사진=오픈AI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11월 30일 출시된 이후 1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끌어모으는 인기를 누리는 동시에 전 세계적 논쟁의 중심에 선 인공지능(AI) 챗봇 ‘챗GPT’를 최근 윤석열 대통령 역시 행정안전부 등으로부터 새해 업무보고를 받던 자리에서 직접 거론하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올해 자신의 신년사를 챗GPT에 써보도록 했는데 "몇 글자 고치면 그대로 써도 될 정도"로 괜찮았다며 "훌륭하다"고 감탄까지 했다.

덧붙여 공직자들이 각종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행안부가 잘 이끌어주길 지시하기도 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이지만 사람이 쓴 것 같은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문장을 작성하는 챗GPT은 출시 후 미국 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미국 의회에도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미 하원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동으로 AI 연구센터를 설치하는 내용의 법안이 소개됐는데 한 하원의원이 챗GPT이 쓴 연설문을 그대로 낭독했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 의회 역사상 AI가 작성한 연설문을 낭독한 최초의 사례다.

세계 여러 나라의 정국 전면에 등장한 챗GPT는 이제 막 출시 두 달을 맞이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과거 애플의 아이폰 출시를 뛰어넘는 혁명적 변화를 일으킬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그 판단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챗GPT는 미국의 비영리 연구소 '오픈AI'가 개발한 대화형 AI 챗봇으로, GPT란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약자로, 우리 말로 번역하면 미리 훈련된 생성 변환기 정도라고 부를 수 있다.

즉 기존에 입력된 대본, 원고로만 대화를 진행하는 연산형 변환기에서 좀 더 진화, 딥러닝을 통해 스스로 언어를 생성하고 추론할 능력까지 지녔다는 의미다.

2018년에 탄생한 초기 모델인 GPT-1 이어 그다음 해엔 전작의 10배 이상인 15억 개 이상 매개변수(파라미터, 사용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자료가 처리되도록 명령어를 입력할 때 추가하거나 변경하는 수치 정보)를 활용하는 GPT-2가 나왔다.

그리고 다시 1년 뒤인 2020년 공개된 GPT-3는 무려 1천750억 개의 매개변수를 활용해 평소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 형태와 유사한 모습을 보여줬다.

GPT-3는 다양한 시행착오를 거쳐 최적의 방법을 터득하는 방식인 '강화 학습' 기법으로 스스로 오류를 바로잡고 잘못된 전제를 지적할 수 있도록 설계돼 코딩이나 명령어 없이 텍스트 입력만으로 인간과 소통하거나 정해진 과제를 수 초 내로 수행한다.

게다가 이전 대화를 기억할 수 있어 ‘맥락’을 파악하며 대화를 이어간다.

베스트 셀러 작가 유발 하라리는 대표작 '사피엔스' 출판 10주년 서문을 GPT-3가 작성하게 했다가 큰 충격에 빠졌다고 말한 바 있다.

"자신의 글과 큰 차이 없는 수준의 글을 작성했기 때문"이었다는 게 그가 놀란 이유이다.

세계적인 작가조차 깜짝 놀랄 정도인데 섬뜩한 위기감마저 드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오픈 AI'는 이 'GPT-3'도 아직 한참 보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무려 570GB의 방대한 자료를 학습했음에도 가끔 대화 과정에서 맥락에 맞지 않는 엉뚱하거나 이상한 표현과 문장을 쓰는 사례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를 보완해 최근 나온 것이 GPT-4로 넘어가기 전 베타 버전인 GPT-3.5, 즉 챗GPT으로 엄청난 인력을 투입해 GPT-3와 대화에서 발견되는 이상한 답변을 수정했으며 오류를 대폭 줄였다고 한다.

그로 인해 챗GPT는 마치 실제 사람과 대화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또한, 방대한 자료 학습으로 다양한 분야의 논문과 과제를 높은 수준에서 작성할 수 있고 연설문도 쓰는 것도 가능하다.

심지어 소설과 시, 음악을 창작하고 프로그래밍 언어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도 있다.

최근엔 미국 로스쿨과 명문 경영대학원(MBA) 시험에서는 챗GPT로부터 얻은 답변을 제출해 합격점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으며 숙제와 시험을 챗GPT에 의존하는 학생들로 미 교육 당국이 고민에 빠졌다는 뉴스가 나오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챗GPT를 이용한 부정행위를 막는 게 더는 최선이 아니라며 차라리 이를 적극적으로 교육과정에 접목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다 보니 챗GPT 이용자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다만 아직 챗GPT도 완전한 생성형 AI는 아니며, 오픈 AI는 여러 결점을 보완해 올해 내로 다음 버전인 GPT-4를 공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매개변수 개수가 100조 개 대로 폭증해 무한한 잠재력을 보여줄 것이란 기대 섞인 전망과 함께 이를 견제할 공공의 역할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함께 커지고 있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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