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8기 인천시가 출범한 지 반년이 흘렀다. 민선8기의 초침과 시침은 멈추지 않고 재깍재깍 돌고 있다. 글쓴이가 과문한 탓인지 민선8기가 출범 초기 선언했던 개혁과 시정혁신은 제 방향을 잡아가고 있는 건지, 시정가치와 미래 비전은 제대로 실현되고 있는 건지 궁금하기만 하다.
민선8기의 지난 반년 동안 시정을 평가하기란 시기상조긴 하나, “이대로 3년만 흘러가면 인천 권력을 다시 찾는 건 떼놓은 당상”이라는 말이 차기 인천시장을 노리는 정치인들 사이에서 떠도는 걸 보면, 인천 민심은 민선8기에 대해 결코 호의적이라고만 할 수 없는 듯하다.
정치 경쟁자들 사이에서 이 같은 말이 벌써 떠돌 정도라면, 심각하게 원인을 찾아야만 한다. 그 원인을 콕 집을 수는 없겠지만, 굳이 찾자면 정치의 실종을 들 수 있다. 시장 주변에 정치 멘토 역할을 하고 보좌할 수 있는 인물들이 과연 몇이나 되는지 되새겨볼 문제이다.
사실 정치가 민심에 다가가는 데는 여러 면에서 더디고 오랜 시간이 걸린다. 여기서 정치와 행정을 명확히 구분해야 하는데, 행정이 시민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단정적인 행위인데 반해 정치는 단정적인 행위 이상의 것이어야 한다. 정치란 이미지를 제시해야 하며 시민·유권자를 끌어당기고, 주목하게 하며, 반응하게 하는 감성적인 행위의 총체이어야 한다. 즉 정치와 행정은 모두 시민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행위이지만 작동 방식은 전혀 다른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민선8기의 반년을 평가하자면, 정치는 집을 나가고 행정만이 존재했다고 할 수 있다. 예컨대 민선8기는 6·1 지방선거 과정과 인수위원회 활동 동안 공공기관 개혁, 주민참여예산제, 인천이음 개선 등 여러 주요한 개혁과제를 제시했다.
그런데 현재까지 결과를 놓고 보면 민선8기가 제시한 개혁은 행정에 막힌 모양새이다. 시정 메시지도 모호하기만 하다. 시정 메시지란 시민이 시정을 바라보는 믿음을 바꿀 수 있도록 근본적인 감동을 주어야 하는데, 이태원 참사 및 화물연대 파업 등에서 나온 메시지는 공허하기만 하다.
현안에 대처하는 방식도 지나치게 행정적이다. 상상플랫폼 중단, 용현·학익1블록 도시개발 등 현안을 해결하는 데 있어 정치는 작동하지 않고 행정 관료에게 끌려가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주요 현안, 특히 민생과 관련이 있는 일은 일선 공무원에게 미루지 말고 시장이 직접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
다행인 것은 민선8기가 내년 초에 글로벌도시국, 미래산업국, 홍보본부 신설 등을 내용으로 큰 폭의 조직개편에 나서는 데 있다. 민선8기 시정가치를 반영한 포용성과 효율성 높은 조직으로 개편하겠다는 의지로 보여, 유정복 시장이 행정가의 이미지를 깨고 정치인으로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틀을 만들 기회가 될 듯싶다. 조직개편과 더불어 주요 보직에 대한 인사도 뒤따를 예정인데, 민선8기 시정가치를 공유하고 실천할 수 있는 인사가 적재적소에 배치된다면 앞으로 민선8기 시정은 획기적으로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족 한마디 덧붙이자면, 유 시장이 지역정치를 너머 더 큰 정치를 꿈꾼다면 파급력 있는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 메이커가 필요하다. “훌륭한 홍보 전문가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을 위대한 인물로 부풀릴 수 있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조혁신 자치행정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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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진행되고있고. 용현학익은 18층 아파트 지을려다가 42층으로 짓는다고 인천시와 미추홀구랑 이야기가 됐는데
막상 하려다보니 고속도로 소음이 아파트 고층에 영향이 가는게 확인되어 방음터널로 지으라고 한것이죠.
결국 저소음포장이랑 방음벽으로 끝날거 같긴 하지만 왕릉뷰 아파트 문제처럼 또 이런 불미스러운 공무원들의 처리방식이
기가찹니다. 왕릉뷰 사건 이후 모든일을 관계기관이랑 처리할 생각을 안하는 공무원이 제일 문제죠.
문제가 나중에라도 용현학익 고층아파트에서 소음때문에 민원들어오면 공무원들이 피볼듯합니다.
아파트 주인들이 시키는대로했더니 이제는 소음대책 내놔라 할게 선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