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승(88)고문이 사인을 하고 있는 모습.

김영승(88)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인천본부 고문이 소년 시절 지리산에서 빨치산으로 활동한 기록을 담은 회고록 <김영승 회고록> (통일뉴스, 315쪽)을 출간했다.

김영승 고문은 15세였던 영광중학교 1학년 시절에 6·25전쟁을 맞아 소년단 활동을 하면서 면 당부 연락사업을 맡다가, 1950년 9월28일 입산해 빨치산 활동에 가담한 후 체포되어 36년간 옥고를 치른 비전향장기수이다. 현재 소년 빨치산으로 유일한 생존자이기도 하다.

김 고문이 어린 나이에 빨치산으로 입산한 이유는 해방 후 경찰이 공산주의자를 색출한다며 무고한 양민들을 고문하고 체포, 학살하는 만행을 수없이 목격했기 때문이다. 김 고문의 큰형은 일제에 의해 옥고를 치렀고, 부친은 무장대로 몰려 끔찍한 폭행을 당하고 살해당할 뻔한 일도 겪었다.

김 고문은 지리산 일대에서 수많은 유격전을 펼치며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었다. 유격전 중 지뢰를 밟아 파편 50여개가 몸에 박히는 중상을 입었는데도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지고 유격전을 이어갔다. 김 고문은 휴전 이후에도 빨치산 투쟁을 지속하다가 1954년 2월 전투 중 총탄 3발을 맞는 중상을 입고 생포되었다. 그해 4월28일 사형 선고를 받고 1989년 9월5일 사회안전법 폐지로 비전향 출옥했다.

김 고문의 <회고록>은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참혹했던 분단 상황을 생생히 보여준다. 또한 이름 없이 죽어간 빨치산의 삶을 기록한 중요한 사료이기도 하다. 김 고문이 <회고록>을 집필하게 된 이유는 남과 북 양측의 역사에서 사라진 아픈 현대사를 공유하고 기록하기 위해서이다.

한편, 6·15인천본부와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등은 6일 민주노총 인천본부 대강당에서 <김영승 회고록> 출판기념회를 열고, 책 출판이 갖는 의미를 되새겼다. 이날 이성재 인천자주평화연대 대표, 김일회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상임대표, 이인화 민주노총 인천본부장 등이 참석해 책 출간을 축하했다.

김 고문은 “'빨치산편', '감옥편', '사회편' 세 권을 집필하려고 했으나, 건강이 악화되어 이번에 첫 번째 책인 '빨치산편'을 먼저 출간했다. '감옥편'은 원고가 마무리 단계로 내년에 출간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