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관광지 사업' 선정된 중구
실태 조사해보니 개선된점 없어

여행지 화장실·식당 ·계단 불편
진입·이동 불가능…예산 낭비
인천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가 2일 SNS 생방송으로 진행한 ‘인천장애우대학 인권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이 인천 중구 '열린관광지 사업'을 비판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인천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가 2일 SNS 생방송으로 진행한 ‘인천장애우대학 인권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이 인천 중구 '열린관광지 사업'을 비판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장애인 등 이동 취약계층의 관광지 내 이동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열린관광지 조성사업'에 2021년 인천 중구가 4개 관광지점이 선정되었으나, 장애인들이 직접 실태 조사에 나선 결과 여전히 장애인의 이동과 이용이 크게 제약을 받는 등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천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이하 장애우권익연구소)가 지난 2일 SNS 생방송으로 진행한 '인천장애우대학 인권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은 인천 중구는 개항장 문화지구, 월미문화의 거리, 연안부두 해양광장, 하나개해수욕장 4개 관광지점이 열린관광지 조성사업에 선정돼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지난 10월 29일∼30일 이틀간 직접 열린관광지 직접 장애인편의시설을 조사한 결과, 낙제점이었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양준호 민들레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장애인이 여행할 때 겪는 어려움으로 “교통수단 부족, 계단 및 턱, 휠체어 등 보장구의 사용 불가능과 이용 가능 편의시설, 숙박시설의 부족” 등을 들며 “중구 열린관광지는 이러한 문제를 모두 가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경환 큰우물장애인자립생활센터 사무국장은 “개항장 문화지구의 경우 개항박물관과 근대건축전시관은 타인의 도움 없이는 출입이 전혀 불가능하다”면서 “거리 곳곳에 설치된 요철이 심한 박석 등은 장애인의 이용과 이동에 불편을 준다”고 지적했다.

류병진 인천장애우대학 수강생 대표는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은 장애인 이용 가능 화장실이 단 한 군데도 없었으며 개보수 시설들은 경사 각도가 크거나 폭이 좁아 장애인이 전혀 이용할 수 없었다”며 “4억1000여만원이 투입된 사업이라고는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해안가로 이어지는 길은 장애인의 진입과 이동이 불가능한 데다 장애인 출입이 가능한 식당은 단 한군데뿐이었고, 여타 탐방로도 장애인의 접근은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신영노 인천장애우대학 수강생 대표는 “월미문화의 거리와 연안부두는 인도에 수많은 턱이 있었고 박물관, 탐방로, 음식점 등은 턱과 계단으로 이용이 불가능해 열린관광지 조성사업 이전과 이후가 별 차이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좌장 임수철 장애우권익연구소 소장은 “열린관광지 조성 사업은 국가 예산이 투입된 사업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형식과 구호에 그친 사업이었다”면서 “장애인도 자유롭게 여행하고 관광할 수 있도록 공공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