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치 상태로 오염토양 정화 가능”
시 추진 기록화 작업 '사후약 방문'
부평 캠프마켓 내 조병창 병원 건축물의 철거를 반대하는 인천 시민사회단체가 인천시에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일본육군조병창 역사문화생태공원추진협의회는 9일 부평구 캠프마켓(부평미군기지) 인포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육군조병창 병원 건물의 기습 철거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그동안 시는 시민참여단 등을 통해 여론을 수렴해 건물 철거를 결정하겠다고 수차례 공언해왔으나 현재 기습적 철거를 진행 중”이라며 “조병창 병원 건물은 침략전쟁을 위해 일제가 전국에서 1만명 이상을 강제 동원해 총·탄환을 만들게 한 역사적 현장이다. 존치한 상태로 하부 오염토양 정화가 가능하다고 하는데도 기어이 없애려고 하는지 조속한 답변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올해 캠프마켓 B구역 1780호 건물 하부 토지오염 정화를 마친다는 목표에 따라 철거 작업을 본격화했다. 시와 문화재청이 참여하는 3자 협의 끝에 철거 계획을 확정한 것으로, 현재는 석면 건축자재들을 떼어내고 비계 설치를 준비하고 있다. 대신 시는 역사적 가치가 있는 외벽 등 주요 부자재들을 보존하기 위한 기록화 작업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협의회는 시가 추진하는 기록화 작업은 '사후약방문'이라고 본다. 벽돌 구조의 건물 특성상 원형 복원, 이축이 어렵고 철거 후 복원 비용이 더 크다는 이유다. 또 시와 문화재청 등이 지중정화·기초보강·터널식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해 “존치하면서도 토지 정화가 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도 지적한다. 다만 이 경우 추가 비용 30억원이 넘게 드는 데다, 타당성용역 등 행정절차로 2년 넘게 정화 기간이 늘어난다.
협의회는 이날 회견을 마치고 남동구 인천시청으로 이동해 박덕수 행정부시장에게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10일 오전엔 국방부 정문 앞을 찾아 규탄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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