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헨티나 발데스 반도 해변의 플라스틱 쓰레기 더미에서 울부짖고 있는 바다표범의 모습./사진=트위터 동영상 캡처, 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동부에 있는 발데스 반도 해변이 플라스틱 쓰레기로 뒤덮여 바다표범과 바다사자가 큰 고통을 받고 있다고 현지 매체 인포바에의 보도가 전해졌다.

발데스 반도는 총면적 3,625㎢로 서울시 면적의 약 6배에 달하며 대서양 만에 접해있는 곳으로 이곳은 바다표범(남방코끼리물범)과 남아메리카바다사자의 중요한 번식지이자 멸종 위기에 처한 남방긴수염고래의 서식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또 마젤란 펭귄 등 다양한 해양 동물의 생태계로 인정받아 1999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지난 8월 말 발데스 반도 해변의 플라스틱 쓰레기 더미에서 육중한 몸을 움직이며 이동하는 바다표범의 충격적인 모습이 현지 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지자 언론, 연방정부 및 주 정부 환경부 담당자들의 실사가 이어졌다.

이후 "현재 발데스 반도에 있는 푸에르토 피라미데 바닷가는 80%가 플라스틱 폐기물로 오염돼 있다" 충격적인 결과를 주 정부 환경부가 밝혔다.

해변을 꽉 채운 플라스틱 쓰레기는 대부분은 대서양에서 오징어와 새우잡이 어선들이 버리고 간 그물과 플라스틱 상자 등의 폐어구로, 발데스 반도에서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한 시민의 인터뷰에 따르면 농장 근처 바닷가에서 그물에 걸려 고통받는 해양 동물들을 수도 없이 발견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만약 새끼 펭귄 사체를 부검한다면 그 안은 플라스틱으로 가득할 것이다"라며 "이 문제는 30년 전부터 있었지만 인제야 부각된 게 매우 슬프다"고 말했다.

▲ 플라스틱 쓰레기 더미 위에서 눈물 흘리고 있는 코끼리물범./사진=트위터 동영상 캡처, 연합뉴스

SNS에서는 플라스틱 폐기물로 꽉 찬 해변에 서식하는 바다표범과 바다사자가 쓰레기 더미 위를 힘겹게 올라가거나 절규하는 모습이 많아 더욱 애처롭다는 네티즌들의 반응이 이어지기도 했다.

더욱 문제인 것은 이러한 플라스틱 폐기물들이 깨지고 부서지면서 작은 파편이 돼 있어 해양 동물들이 이를 음식과 혼동해 먹기도 해 생명에 직접적 위협이 된다는 점이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