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5000만원 중 절반 사용
“시위 참여자 220명에 나눠줘”
'혈세 낭비단체 해산을' 비판글
수원 군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화성시 시민단체가 시 보조금으로 1인당 수십만원 상당의 옷을 사 나눠 가진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다. 한 온라인 카페에 이런 사실이 공유되면서 시와 시민단체에 대한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
19일 인천일보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최근 수원과 화성시에 있는 군 공항 이전과 관련된 한 온라인 카페에 '2021년 군 공항이전대응담당관 행정사무감사' 회의록이 올라왔다. 군 공항 이전 반대 시민단체가 시의 보조금을 엉뚱한 데 썼다는 취지다.
행정사무감사 내용을 보면 당시 더불어민주당 황광용 시의원은 “사회단체인 범대위 단체복이 1935만원, 또 645만원 단체복, 258만원을(썼다며) 단체복을 왜 이렇게 많이 맞췄어요?”라고 했다.
남병호 군공항이전대응담당관은 “(2020년)7월하고 9월에 걸쳐서 세 번에 나눠서 바람막이라는 걸 구입했었던 사항”이라고 답했다.
이 둘이 나눈 대화에서 나오는 범대위는 전투비행장 화성이전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다. 범대위는 수원과 화성에 걸쳐 있는 '군 공항'의 화옹지구 이전을 반대하는 단체다. 범대위가 시의회에 제출한 행감자료를 보면 회원은 75명이다.
이 단체는 화성시가 2017년 제정한 화성시 군 공항 이전 대응 지원 조례에 따라 시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
시는 2020년 초 보조금 5000만원을 이 단체에 줬다. 그런데 이 단체는 같은 해 보조금 절반이 넘는 2838만원을 옷을 사는 데 썼다. 7월15일 1935만원, 8월11일 645만원, 9월18일 258만원 등 모두 3차례에 걸쳐 샀다.
이들은 김진표 국회의원이 발의한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에 대응하기 위한 국회 앞 1인 시위의 단체복(바람막이)을 샀다고 밝히고 있다. 이 시위는 2020년 7월9일부터 8월25일까지 진행됐는데, 집회가 끝나고 2주 가까이 지난 '9월18일'에도 옷을 샀다. 범대위 회원이 75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인당 37만원 상당을 나눠 가졌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만 범대위와 시는 1인 시위에 참석한 220명에게 나눠줬다는 입장이다. 2838만원으로 220명 옷을 산 것인데, 1인당 12만원 상당의 옷을 준 것이다. 현재 명품 아웃도어 바람막이가 시중에서 12만원 상당에 파는데, 이를 시위 참여자 무상으로 나눠준 셈이어서 상식과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온라인 카페 중심으로 “시민혈세 낭비지출 하는 군공항 대응팀해산을 요구한다”, “화성시는 (군공항)이전에 최선의 노력을 해달라”는 비판 글이 올라오고 있다.
시 관계자는 “당시 담당자가 아니어서 자세한 내용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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