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식민통치에 협력했던 3천명에 육박하는 방대한 조선인 관료가 공개됐다.

 이화여대 정치학과 박은경 박사(40)는 최근 일제의 조선인 관료 임용정책과 실태, 그 사회적 배경 등을 추적한 단행본 「일제하 조선인 관료 연구」(학민사 펴냄)에서 조선총독부를 비롯한 일제의 각종 식민통치기구에서 일한 조선인 관료 2천8백65명의 명단을 작성해 공개했다.

 연세대 안용식 교수(행정학)도 최근 우리 정부와 조선총독부가 발간한 시대별 관보(官報) 분석을 통해 일제시기를 포함, 구한말부터 1967년 박정희 정권시절까지 한국인 관료 명단을 작성한 대규모 자료집을 내놓아 아직도 그 규모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친일파 연구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박씨의 조선인 관료명단은 조선총독부 관보와 안용식 교수 조사에서 누락된 인명까지 포함하고 있는데다 해당 조선 관료들의 출생연대와 시기별 관직 이동 사항까지 싣고 있다는 점에서 자료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박씨는 일제하 조선인 관료집단을 ▲대한제국에서 관료를 지내다 일제 식민통치기관에 편입된 경우(2천3백44명)와 ▲조선총독부가 채용한 주임관(군수, 판ㆍ검사, 경시 등) 이상인 경우(521명) 등 크게 두 가지로 구분했다.

 이 인명록에는 조선인 관료별로 출생년도와 본관, 학력은 물론 초기에 임용된 관직과 그 연도, 최초 고등관직으로 임용된 연도와 그 직위, 관직을 그만두기 전의 마지막 직위와 연도를 중심으로 각 개인의 경력이 들어있으며 도지사나 참여관 등 비교적 고위직을 지낸 인물들의 경우 경력이 더욱 자세히 밝혀져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