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맥도날드를 인수해 재개장한 '브쿠스노 이 토치카' 매장 앞에서 소비자들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 12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맥도날드를 인수해 재개장한 '브쿠스노 이 토치카' 매장에서 점원이 주문을 받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백화점 오픈런을 연상케 하는 긴 줄이 늘어선 이곳은 과거 맥도날드에서 '브쿠스노 이 토치카'(Вкусно и точка·맛있고 마침표)라는 러시아 이름으로 바꿔 재개장한 햄버거 체인점이다.

맥도날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나지 않은 3월 러시아 전역의 850개 매장을 폐쇄했다.

1990년 1월 러시아에 첫 매장을 연 뒤 32년 만으로 올해 5월 현지 사업가 알렉산드르 고보르에게 러시아 사업을 매각했다.

▲ 12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맥도날드를 인수해 재개장한 '브쿠스노 이 토치카'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식사를 즐기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러시아 소비자들은 우여곡절 끝에 다시 돌아온 '미국의 햄버거'를 환영했지만 내부 인테리어 외에 포장지와 케첩, 유니폼 등 유사한 모습에 시민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원재료 수급 문제로 맥도날드의 대표 메뉴인 ‘빅맥’과 ‘맥플러리’ 등은 메뉴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한 시민은 "빅맥이야말로 클래식"이라며 "아쉽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메뉴인 빅맥을 앞으로도 그리울 것"이라고 말했다.

브쿠스노 이 토치카의 CEO 올렉 파로예프는 "우리의 목표는 손님들이 품질이나 분위기에서 이전과 차이를 못 느끼게 하는 것"이라며 "'빅맥'과 '맥플러리' 등 이번에 제외된 메뉴의 대체품을 조만간 선보이겠다"고 전했다.

이번 재개장은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경제 제재와 기업들의 국외 이전 등이 맞물려 크게 주목받고 있다.

특히, 브랜드 첫 매장을 러시아의 수도인 모스크바로 정한 것은 의미심장하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러시아 정부가 서방의 제제에도 건실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식으로 활용한 방법이 아니냐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양진희 기자 yangdiso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