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게 다가가도록 외연 확장…축제 성격 강화”

인천 관련 다큐 제작하다 영화제와 인연
이방인에 관심 갖다 5회부턴 행사 기획
“정체성 이끌어 가며 소개하는 길잡이 역”
▲ 디아스포라 영화제 프로그래머 이혁상 감독.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본토를 떠나 타국에서 살아가는 공동체 집단, 혹은 이주 그 자체를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디아스포라'.

문호를 개방한 이래 수없이 많은 이주와 이민이 벌어진 인천에서 디아스포라 영화제를 시작했다. 이주자와 이산을 속 깊게 들여다본 주제의 영화들을 선보인 이 영화제가 올해로 10회를 맞았다.

5회 때부터 영화제를 기획하고 이끈 이혁상 영화감독을 만나 열 번째 행사를 준비하는 소감을 들어봤다.

▲ 디아스포라 영화제 홍보 포스터.

▲모두가 디아스포라, 모두의 영화제

영화 '종로의 기적'을 연출하며 데뷔한 이혁상 디아스포라 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인천과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며 영화제와 연을 맺었다.

이방인의 경험과 생활에 평소 관심을 두던 그는 자연스럽게 디아스포라 영화제 총괄을 맡게 됐다.

“상영 작품을 선정하고 영화제의 성격과 정체성을 이끌어 가며 소개하는 길잡이 역할이라고 보시면 돼요. 회를 거듭할수록 더 내실 있고 더 의미 있는 개최를 하는 데 집중하죠.”

이 프로그래머는 디아스포라 영화제가 인천의 지역적 배경과 역사적 특색을 가장 함축한다고 평가했다. 관문도시인 인천에서 인종과 국가가 각기 다른 사람들이 모여 다양한 문화를 공유하고 있어서다.

“지구 위의 모든 생명은 이동합니다. 철새나 동물도 먹이를 찾아 나서고 사람은 더 나은 미래나 환경 요인으로 이사하고 사는 곳을 옮기죠. 넓은 개념에서 국가 간 이동뿐 아니라 좁은 뜻의 이주가 모두 디아스포라죠.”

그렇기 때문에 디아스포라 영화제는 범인간을 위한 축제이기도 하다. 고정적 존재가 아닌 움직이는 존재로서의 기록이기도 한 것이다.

 

▲ 디아스포라 영화제 프로그래머 이혁상 감독.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10년간 성장한 인천 축제

열 번째 영화제를 여는 그의 감회도 남다르다. 기존보다 더욱 시민과 공감할 수 있고 의미와 재미를 동시에 전달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한 것이다.

“디아스포라를 소재로 한 영화라고 하면 선입견이 생기죠. 무겁고 어둡고 고통스러울 것이라는… 하지만 얼마든지 이 영화제가 재밌고 즐겁게 다가갈 수 있도록 외연을 확장해 왔습니다. 축제의 성격을 강화한 것이죠.”

이런 차원에서 이번 영화제 개막작은 방글라데시 출신의 한국 귀화인 섹 알 마문 감독의 '빠마(Perm)'로 정했다. 농촌 총각과 결혼한 방글라데시 여성 니샤의 애환을 담아 이주민들과 함께 공존하기 위한 사회적 배려와 포용의 중요성을 재치 있게 다룬 작품이다.

오는 20일부터 24일까지 인천아트플랫폼과 애관극장 일대에서 개최되는 이번 디아스포라 영화제에 '빠마'를 비롯해 전 세계 31개국 총 63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이 중 16편의 작품이 한국에서 최초로 공개된다.

19일까지 온라인으로 예매하면 되고 자세한 내용을 공식 홈페이지(www.diaff.org)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