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창섭 정치부장(부국장).

▶ 인천에서 국회의원까지 했지만 타 지역으로 간 정치인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문병호 전 의원을 꼽을 수 있다.

문 전 의원은 인천에서 오랫동안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면서 명성을 얻었다. 이에 2004년 부평에서 열린우리당 소속 국회의원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2012년에는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재선에 성공한다.

이후로 잘 안풀렸다. 2016년에는 당을 옮겨 국민의당 후보로, 2018년에는 인천시장 선거에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특히 2020년에는 지역구를 서울 영등포로 옮겨 미래통합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모두 떨어졌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국민의당 통합 정당의 전략공천으로 인천시장 후보로 나선다는 소문이 돌면서 다시금 관심을 받고 있다.

 

▶ 또 다른 정치인도 있다. 바로 조전혁 전 의원이다.

대표적인 뉴라이트 계열 경제학자로 2008년 한나라당 소속으로 남동구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다. 지역연고라고는 인천대 교수였다는 점 말고는 없어 당시에도 낙하산 논란을 일으켰다.

당선 후에는 전교조 저격수로 주로 활동했다. 이 과정에서 교사의 교원가입 현황을 불법으로 공개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2012년 공천에서 탈락 한 후 2014년에는 느닷없이 경기도 교육감 선거에 나서기도 했다. 이후에도 각종 선거에서 낙선을 맛보면서 잊힌 듯 했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다시금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서울로 이동, 오세훈과 연합해 보수진영 서울시교육감 후보로 선출됐기 때문이다.

 

▶ 최근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송 전 대표는 지난 1일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화했다. 주소도 인천에서 서울로 옮겼다.

그는 SNS를 통해 대선 패배 이후 전국을 돌며 민심을 들었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모두가 꺼리는 서울시장에 출마해 달라는 강한 요청이 있었다고 전하고 있다.

송 전 대표는 자신이 나서는 것이 민주당 내홍을 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에서 처음에 거절했지만 '선당후사'(先黨後私)를 요구하는 당원들의 모습을 보고 출마 입장으로 돌아섰다고 한다.

하지만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 지난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난 후 얼마 되지 않아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인천에서는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이 먼저 비판에 나섰고, 일부 시민사회에서도 가세했다.

서울지역 정치권은 찬반양론으로 갈려 지금도 논란중이다. 특히 오랫동안 동지적 관계였던 586세대 출신들의 반대도 이어졌다.

여기에 민주당 내 최대 계파인 민주주의 4.0 연구원 이사진 13명도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다. 송 전 대표는 후안무치하다며 노골적인 비난 성명에서는 인천의 홍영표, 신동근, 맹성규 의원이 포함돼 있었다.

 

▶ 전남 고흥출신으로 서울에서 학교를 다녔지만 그를 정치인으로 성장시킨 것 인천이다. 인천에서는 지난 2012년 당시 한나라당 황우여 대표에 이어 두 번째 여당 당 대표까지 역임했다.

인천 대표 정치인이 인천시민에게 충분한 설명 없이 서울로 가 버린 것에 대한 비판은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이미 화살은 떠났다. 그가 서울로 가려는 이유는 명확해 보인다. 대선의 길로 가는데 인천보다 서울이 더 유리하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한 가지 바람이 있다. 그가 지난 대선과정에서 제시한 정치개혁의 약속을 지켜달라는 것이다. 그는 이미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고, 동일 지역구 국회의원 3선 연임 초과 제한 제도화 등을 약속한 바 있다. 나아가 이재명 후보의 대선공약으로 정치개혁안을 발표하고 국민통합정부, 다당제 국회, 대통령 4년 중임제, 결선투표제 등을 내놓았다.

하지만 현실은 막막하다.

당시 많은 중진 의원들이 송 전 대표의 뒤를 이어 불출마를 선언할 줄 알았지만 단 한명도 나서지 않았다. 또 이번 지방선거에서 중대선거구 도입을 논의하고 있지만 국민의힘 반대로 한발자국도 내딛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도 여야 가리지 않고 정치개혁에 반대 목소리가 더 클 것이다. 송 전 대표가 정치개혁의 신호탄을 먼저 쏘아 올렸으니 마무리까지 기대해 본다.

 

/남창섭 정치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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