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숙·유범상 남매 교수 '선배시민' 공저…새로운 '노인상' 제시
▲ 유해숙 인천시사회서비스원 초대 원장.

누구나 노인이 된다. 그러나 한국의 노인은 벼랑 끝에 서 있다. 노인 상대 빈곤율은 43.4%이고 늙어서도 일해야 먹고살 수 있기 때문에 노인 고용률은 34.1%다. 모두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이런 현실 속 노인 자살률은 10년 이상 부동의 1위다.

초고령 사회로 가고 있는 한국의 노인에 대한 인식은 어떤가. 잉여 인간이나 젊은이들의 세금을 탕진하는 존재, 꼰대, 꽉 막힌 사람이라 여겨지며 혐오의 대상이 되기까지 한다.

▲ 선배시민(유범상·유해숙 지음, 마북, 288쪽, 1만6000원)
▲ 선배시민(유범상·유해숙 지음, 마북, 288쪽, 1만6000원)

사회복지 분야 전문가인 유해숙·유범상 남매 교수가 <선배시민>이라는 책을 공저하고 새로운 노인상을 제시했다.

책에서 저자는 노인에 대한 두 가지 시선이 있다고 했다. 사람도 아닌 존재로 비하하고 쓸모없게 여기는 'No人'이 첫째고 어르신이라고 높여 부르는 호칭이 두 번째다. 저자는 두 가지 모두 적절하지 않다고 봤다. 어르신이라는 말조차 노인을 지혜롭고 자비로운 존재로 신비화한다는 것이다. '나잇값을 하라'고 채근하는 속뜻이 있다고 했다.

책은 '선배시민'이라는 개념을 내세웠다. 시민이자 선배인 존재, '시민권이 당연한 권리임을 자각하고, 이를 누리며, 공동체에 참여하여 자신은 물론 후배시민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노인'을 바람직한 노인상으로 정립했다.

선험적 길을 걸어간 당당한 시민으로 노인을 인식하는 순간 가난, 지병, 불통 등의 특성을 지닌 돌봄의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

책은 국내외 수많은 선배시민의 사례를 들어 선배시민으로서 존재하는 노인들은 선배시민론을 공부하고 실천하며 돌보는 주체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현재 나이 많은 노인과 앞으로 노인이 될 젊은 세대 모두에게 본보기가 된다.

노후에도 보통사람으로 인간답게 살아야 할 권리, 이를 실천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한편 초고령사회의 대안을 세워야 할 사회에 지침이 되기 때문이다.

/글·사진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