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장애인권익옹호업소
선정사업 통해 50곳 인증 활발

체험·배움 가능 '내일가게' 발굴
평생학습도시로서 면모도 갖춰
▲ 안산시 단원구에 있는 오소가게 ‘안산 연세 안과의원’ 현판식. /사진제공=안산시

1년여 전인 2020년 11월19일, 안산시 단원구에 있는 안산 연세 안과의원 입구에 '오소가게'임을 알리는 현판이 내걸렸다. 오소가게는 물리적 제약과 편견 등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장애인의 편의를 증진하기 위해 안산시와 장애인복지관, 꿈꾸는 느림보 사회적협동조합 등이 함께 장애인에게 친화적인 환경이 조성된 곳을 '장애인 권익옹호업소'로 선정하고 이를 인증하는 브랜드다.

현재 안산에는 모두 50개의 오소가게가 있다. 그동안 휠체어 접근 편의시설을 갖춘 우수업소를 선정하는 사례는 있었지만, 정서적인 편의까지 고려해 지자체 차원에서 인증하는 것은 안산시가 전국 처음으로 시도했다. 안산 연세 안과의원에는 의사소통이 어려운 장애인을 위한 보완·대체 의사소통 수단(AAC·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인 그림소통판도 마련돼 있다.

안산시가 장애인들이 소외당하지 않도록 장애인 친화도시를 위한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의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2020년 11월 시작된 장애인 권익옹호 업소 '오소가게' 선정과 작년 12월 도입된 '오소 내일가게'를 꼽을 수 있다.

현재 오소가게는 책방부터 태권도장, 볼링장, 병원, 카페, 식당 등 10여개 업종 이상의 가게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 가게는 장애인 편의시설도 마련돼 누구나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오소가게는 평범하고 친근한 인사말인 '이리(로) 오소', '이리 오세요'를 시가 자체 브랜드로 개발한 것이다. 오소가게로 참여하려는 가게는 시민, 사업주, 장애인단체 등의 추천을 받아 시 및 장애인단체 등의 현장확인을 거쳐 인증 적합성 검토를 받은 뒤 선정된다.

시가 작년 12월에 지정한 '오소 내일가게'도 장애인들이 소외되지 않고 함께 어울리고 배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현재 36개 업소가 지정된 오소 내일가게는 동네 곳곳에서 다양한 체험과 배움을 원하는 장애인들에게 식당, 카페, 학원, 공방, 미용실, 병원, 세탁소 등에서 상점주가 강사가 돼 학습과 체험의 장을 열어주는 동네학습가게를 의미한다.

작년 3월 장애인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된 안산시는 같은 해 5월부터 오소 내일가게를 발굴해 장애인들의 의견수렴을 거쳐 상록구와 단원구에 각각 20개, 16개 업소를 오소 내일가게로 선정했다

각각 제1, 2호로 현판이 걸린 단원구의 카페 '마마 카페와'와 상록구의 '한양대 크린토피아'는 마카롱 등 디저트 만들기와 코인워시 체험의 기회를 장애인에게 제공하고 있다. 작년 95명의 장애인과 40명의 비장애인이 이용했던 오소 내일가게는 매년 업종을 다양화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또 장애인 등 교통약자가 이용하는 전동휠체어, 전동스쿠터 등 전동보조기기에 대한 안심보험도 올해 추진한다. 이 사업은 전동보조기기를 이용하다 사고가 발생할 경우 최대 1000만원을 지원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전동보조기기는 차도가 아닌 인도를 이용해야 하지만, 인도의 장애물 등으로 부득이하게 차도를 이용하는 경우가 발생해 사고 시 보험 혜택의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시는 안산에 주소를 둔 전동보조기기 이용자 모두를 대상으로 한 안심보험을 통해 이용 중 보행자나 자동차 등 제삼자에게 대인·대물 등 피해를 발생하게 하는 사고를 냈을 때 최대 1000만원의 배상금을 보장해주게 된다. 보험은 올 상반기 시행되며, 안산시에 주소를 둔 전동보조기기 이용자 2000여명이 자동으로 가입된다.

윤화섭 안산시장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들을 지속해서 발굴해 나가겠다”며 “장애인이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가고 장애인 인식개선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안산=안병선 기자 bsa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