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3일.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선후보들의 TV토론이 한창이다.

누가 새로운 대통령이 될지 예측이 어려울 정도로 초접전 양상을 보인다. 어느덧 후보 검증보다 후보 부인 검증에 더 많은 공력을 쏟는 분위기다. 연예인 사생활 스토킹하듯 말이다.

어느덧 대선이 가까워져 오면서 왠지 사회 전체가 플러스가 되는 것보다 마이너스가 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듯하다. 그만큼 국민은 혼란스럽다.

 

# 이런 가운데 인천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발언들이 툭툭 튀어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남북 간 긴장을 유발하는 정책과 발언들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대북 선제타격 발언이나 타 후보 검증과정에서 친중·친북·반미가 아닌지를 물어보는 장면은 레드콤플렉스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인천 연고 야구단을 운영하는 모 유통업체 대표의 '멸콩 놀이'에 일부 정치인과 대선후보까지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 한숨이 나올 정도다.

이 같은 발언을 바라보는 인천시민들의 심기는 상당히 불편하다.

실제 인천 앞바다는 바로 최근까지도 남북 간 직접적인 무력충돌이 벌어진 장소이다. 그것도 다섯 차례나 말이다.

1999. 6.15. 제1연평해전

2002. 6.29. 제2연평해전

2009. 11.10. 대청해전

2010. 3.26. 천안함 피격 사건

2010. 11.23 연평도 포격 사태

이 중 연평도 포격사태는 군인 사상자뿐만 아니라 민간인 2명이 희생되기도 했다. 1953년 휴전협정 이래 민간인을 상대로 한 첫 대규모 군사도발 행위로 군인이 아닌 인천시민들도 언제든 북한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고 지금도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연평도에 가면 제1연평해전, 제2연평해전, 연평도 포격에 희생된 용사들의 동판이 새겨진 기념비를 만날 수 있다. 그들의 희생으로 인천을 지켜냈다.

다행히 2010년 이후 10년 넘게 인천 앞바다의 평화는 계속되고 있다. 인천시민이라면 현재의 평화를 깨고 싶어 하지 않기에 누구도 전쟁 발언을 쉽게 입에 올리지 않는다.

전쟁보다는 평화가 더욱 소중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인천은 평화의 도시다.

 

# 대선과정에서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다.

인천에서 5번의 국회의원과 1번의 인천시장을 역임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먼저 나섰다. 지난달 25일 다음 총선에서 불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586세대가 기득권이 되었다는 당 내외 비판의 목소리를 수용한 결과다.

여기에 송 대표는 당 정치개혁특위와 열린민주당 통합과정에서 합의된 동일지역구 국회의원 연속 3선 초과 금지 조항의 제도화도 약속했다.

하지만 용두사미(龍頭蛇尾)로 끝날 공산이 커 보인다. 송 대표를 따라 많은 중진의원이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후 급속히 잠잠해졌다. 3선 초과 금지 제도화도 중진의원들이 반발하면서 쉽지 않아 보인다.

반면 국민의힘은 일찌감치 30대 이준석 당 대표를 선출하며 세대교체론에 불을 붙였다. 신선한 바람이 불었고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늪에서 벗어나는 모양새다. 전열을 정비한 국민의힘이 MZ세대의 강력한 지지세를 기반으로 기득권의 상징인 586세대를 공격하고 나섰다.

인천 국회의원 13명 중 70년대 이후 출생자는 초선인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 한명에 불과하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11명을 포함해 12명의 의원이 50~60년대 생이다.

물이 고이면 썩는 것은 진리다. 스스로 용퇴하며 당의 활로를 되찾은 국민의힘과는 달리 장강의 뒷물이 앞물을 밀어내듯이(長江後浪推前浪) 강제적 세대교체론에 직면한 더불어민주당의 모습이 대비된다.

이번 대선과 지방선거를 통해 세대갈등이 아닌 세대통합을, 기득권 옹호가 아닌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남창섭 정치부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