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연륙교가 가로 놓일 영종대교와 인천대교 사이 바다, 2020년 항공촬영.

프리랜서 사진가 로버트 킨케이드(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게재할 '로즈만과 할리웰 다리' 사진을 찍기 위해 미국의 작은 도시 매디슨 카운티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우연히 다리를 안내하는 여인 프란체스카(메릴 스트립)를 만난다. 로버트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그녀에게 끌린다. 그녀도 그에게 자신의 마음을 다리 난간의 메모를 통해 전한다. '흰 나방이 날갯짓을 할 때 저녁 식사를 하고 싶거든 일을 마치고 오세요. 언제라도 좋아요.' 단 3일 동안의 촬영을 마치고 떠나야 하는 로버트와 매디슨 카운티를 떠날 수 없는 프란체스카. 두 사람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지만 결국 매디슨 카운티를 떠날 수 없는 프란체스카는 현실을 택할 수밖에 없는 자신을 탓하며 한없이 눈물만 흘린다.

중년의 로맨스를 그린 이 영화에서 두 사람을 연결하는 매개는 '다리'였다. 다리는 단절된 사람을 연결하는 소통의 도구로 그 상징성을 보여준다. 역사를 돌이켜 보면 다리는 유럽과 아시아의 문화적 교류를 위한 필연적인 연결의 상징이었다. 더불어 물류의 흐름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경제를 순환케 하는 기능도 한다.

2025년 개통할 영종대교와 인천대교 사이에 놓이게 될 제3연륙교의 착공은 그런 의미에서 그 가치가 더하다. 육지와 영종국제도시를 연결하는 제3연륙교는 길이 4.681㎞, 폭 30m의 왕복 6차로다. 기존의 영종대교 인천대교와 달리 사람이 걸을 수 있는 보도와 자전거도로가 설계에 포함됐다. 세계 최고 높이인 180m 주탑 전망대와 수변데크길, 야간경관 등 시민들과 방문객이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체험·관광형 교량으로 건설된다. 단순히 차량만 건너는 하드웨어의 기능에서 벗어나 사람들이 소통하며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연결의 고리가 된다. 지난 2009년 인천대교가 개통되기 전 이벤트 행사의 하나로 딱 한 번밖에 걸을 수 없었던 아쉬움이 제3연륙교를 걷게 되면 모두 해소될 것이다. 제3연륙교가 개통하면 나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로버트 킨케이드처럼 여유롭게 걸으며 어느 '만남'을 꿈꾸며 사진을 찍을 것이다.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