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기 그림엽서 해석 통해
당시 도시민 삶·문화 짐작
실제장소 답사·자료분석 통해
낭만 보단 '실체' 접근 시도
▲ 건축가의 엽서-네모 속 시간여행, 손장원 지음, 글누림, 272쪽, 1만5000원

근대기 그림엽서에서 역사적 사실을 찾아가는 책 <건축가의 엽서>가 출간됐다.

인천 재능대 교수이자 우리나라 근대건축을 연구한 손장원 작가는 그림엽서 속 한 세기 전에 살았던 도시민의 생활문화를 찾아 펼쳐놓는다.

연구 과정에서 터득한 엽서 읽기 방법을 구체적 사례를 중심으로 전개하고 근대기 도시공간에 투영된 삶의 모습을 추출했다. 엽서를 이용한 도시공간탐색은 그림엽서 속 이미지와 유사한 자료에서 잘려나간 장면을 찾고 지도와 문헌, 신문기사를 검색해 부족한 부분을 메워나갔다. 사진 속 공간과 현재의 공간을 일치시키기 위한 답사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림엽서 속 장소가 특정되지 않으면 사진을 크게 출력해 거리를 걸으며 퍼즐을 맞춰 나갔다.

인천향교 내삼문, 근대개항기 쓰레기 처리장, 유소년 야구사진 등을 발굴했다는 점이 이번 작업의 큰 실적이다.

작가는 낭만이 넘치는 '모던'이나 예쁜 정취로 그려진 '근대'라기 보다는 실체로서의 근대에 다가가려고 시도했다.

엽서에 등장하는 건물에 살았거나 회사를 운영했던 일본인들의 모습을 가감 없이 기록했다. 일제의 전령사로 우리를 착취하는 동시에 근대문물의 전달자였던 그들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관찰했다.

이번 책은 인천문화재단 인천문화유산센터가 역사의 길 총서 7번째 편으로 발간했다.

총 3개의 단원으로 구성됐는데 첫 장은 엽서의 제작과정과 변천, 둘째 장에서 그림엽서를 해석하는 방법, 셋째 장은 그림엽서와 도시 공간, 그 안에서 생활했던 일본인들의 삶을 다뤘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사진제공=손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