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정자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떳떳해야
▲ 곡식( .少)이 잘 자라는지 바라보는(目) 모습에서 백성을 살피게(省) 되었다. /그림=소헌
▲ 곡식( .少)이 잘 자라는지 바라보는(目) 모습에서 백성을 살피게(省) 되었다. /그림=소헌

부정선거가 극에 달했던 1960년 4월 학생들이 중심세력이 되어 민주주의 혁명을 일으켰다(4·19 의거). 이를 근간으로 대통령에 오른 윤보선의 ‘제2공화국’이 출범하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1961년 5월 소장 박정희와 중령 김종필을 붓끝(筆頭필두)으로 하여 정부를 폭력으로 무너뜨린 후 정권을 장악하였다(5·16 군사정변). 군사혁명위원회 의장자리를 거머쥔 박정희는 혁명공약 6개 항을 발표한다. ①반공을 국시로 하여 ②자유우방과의 유대를 공고히 하고 ③부패와 구악을 일소하며 ④국가자주경제를 재건하고 ⑤국토통일을 위하여 실력을 배양하며 ⑥양심적인 정치인에게 정권을 이양하고 군은 본연의 임무로 복귀할 것.

“시월유신은 자유민주주의를 말살했다. 10·26혁명은 순수하다. 집권욕이나 사리사욕이 있는 게 아니다. 오로지 자유민주주의 회복을 위해서다. 10·26혁명은 완전히 달성되었다. 서슬이 시퍼렇고 막강한 유신체제를 정면에서 도전하여 타파하는데 성공했다. 혁명의 목적은 ①자유민주주의 회복 ②많은 국민의 희생을 막고 ③적화방지 ④국익도모 ⑤독재국가라고 손상된 명예회복 등이며 10·26혁명 결행으로 보장되었다.”(김재규 최후진술 中에서). 김재규는 보안사령관 전두환이 보낸 병력에 의하여 체포됨으로써 1979년 10월26일 거사는 1일천하로 막을 내린다.

1979년 12월12일 전두환과 노태우 등은 대통령의 승인 없이 ​계엄사령관·특수전사령관·수도경비사령관·육군헌병감 등을 체포한다(12·12군사반란). 다음 해 5월 신군부는 5·17쿠데타를 일으켜 사실상 정권을 휘어잡는다. 그해 9월 전두환이 먼저 대통령에 올랐고, 이어서 1987년 12월 노태우가 대통령이 되었다.​ 그들은 퇴임 후 12·12사태 주도, 5·18민주화운동 무력진압 등 혐의로 수감되었다가 1997년 12월 김영삼 정부의 특별사면으로 석방되었다.

제회탄희(除灰炭熙) 재를 털어야 숯불이 빛난다. 자기를 반성하고 자기의 약점과 허물을 없애 버려야 자신을 더 빛낼 수 있다는 말이다.

 

省 성/생 [살피다(성) / 덜다(생)]

①갑골문에 쓰인 省(성)은 곡식(屮초)이 잘 자라는지 바라보는(目목) 모습으로 곧 백성의 생활을 살펴본다는 뜻이다. ②비록 자기의 적은(少) 마음도 세밀하게 보는(目) 것을 ‘살피다’라고 한다(성찰省察). ③일정한 수량이나 정도에서 얼마를 떼어 줄이거나 적게 하는 것을 ‘덜다’라고 한다. 소심한(小) 것은 과감히 덜어내는(丿) 안목(目)이 필요하다(생략省略).

 

熙 희 [빛나다 / (볕)쬐다]

①巸(아름다울 이/기쁠 희)의 앞 글자는 臣(신하 신)이 아니라 ‘턱 이’다. 여기에 巳(뱀 사)가 더해졌다. 입이 크고 턱이 강한 뱀이 아름다운 것은 당연하다. ②뱀은 나무 위의 보석이라 할 정도로 매우 아름다운(巸이) 색을 가지고 있다. 타오르는 불꽃(灬.火)보다 더 빛난다(熙희). ③박정희는 朴正熙로 쓴다. 이름에서 운명을 알 수 있는데, 당시 궁정동 안가에서는 정확하게(正) 신하(臣신.김재규)가 그와 차지철의 몸(己.巳)에 총알 네 발(灬)을 쏜다.

 

“저의 과오들에 대해 깊은 용서를 바란다. 생애에 이루지 못한 남북한 평화통일이 다음 세대들에 의해 꼭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故 노태우 씨의 유언이 공개됐다. 아쉽지만 진심으로 여기고 싶다. 날마다 세 번 자신을 살피는(三省吾身) 경지는 아니더라도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떳떳해야 한다. 그것이 위정자의 가장 중요한 요소다.

/전성배 한문학자. 민족언어연구원장. <수필처럼 한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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