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따라 다른 자태 뽐내 별명이 전령사
적응력·내한성 뛰어나 반그늘에도 쑥쑥
가을에 달리는 열매 '청산' 들어 섭취주의
▲ 남천은 햇빛이 잘 들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 두는 것이 가장 좋으나, 반그늘에서도 잘 자란다.
▲ 남천은 햇빛이 잘 들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 두는 것이 가장 좋으나, 반그늘에서도 잘 자란다.

한풀 꺾인 무더위, 성큼 다가온 가을 문턱, 머지않아 거리 곳곳은 알록달록 단풍으로 물들어 갈 터. 나의 정원을 단풍으로 물들이고 싶은 집사들을 위한 반려식물, '남천'을 이주의 식물로 소개한다.

#반려식물 도감 '남천'편

앙증맞은 잎과 쭉쭉 뻗은 목대로 시원스러운 수형이 매력적인 남천은 우리나라 남부지역을 비롯해 일본과 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 자라나는 난대성 수목이다. 강인한 생명력과 2m 내외의 나지막한 키를 지닌 남천은 도심에서 흔히 볼 수 있을 정도로 실외 정원수로 사랑받고 있다. 이렇게 흔히 볼 수 있는 건 적응력이 뛰어나기 때문이기도 하다. 남천은 햇빛이 잘 들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 두는 것이 가장 좋으나, 반그늘에서도 잘 자란다. 다만 빛이 매우 부족한 환경에서 기르게 되면 잎사귀가 커지고 가지가 웃자랄 수 있으니 반양지를 추천한다.

남천은 여름에 꽃이 피고, 가을에 열매를 맺고 잎이 붉게 물들어 계절의 변화를 알리는 전령사로도 불린다. 계절에 따른 변화와 쓰임새를 반영하듯, 남천의 꽃말은 '전화위복'이다. 현재 코로나로 어려운 환경이지만, 이번 가을 남천이 단풍을 붉게 물들일 때 우리들 삶에도 전화위복의 기회가 찾아오길 기대하고 있다.

#리피의 '남천' 관리법

난대성 수목으로 최적 생육온도는 16~25℃이지만 내한성이 뛰어나 중남부 지방에서는 노지 월동도 가능하다. 단, 영하 5℃ 아래 노지 월동시 찬바람을 직접 맞지 않도록 보온 처리를 꼭 해주어야 한다.

물은 흙 표면 20%지점까지 말랐을 때 듬뿍 준다. 남천의 경우, 물 주는 시기를 놓치게 되면 잎이 우수수 떨어지기 때문에 평소 흙 마름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잎이 떨어져 앙상하게 변한 잎자루는 정리해주면 채광과 통풍이 더 원활해진다. 잎자루를 정리할 때는 마디가 시작되는 부분을 기준으로 1㎝ 정도 남기고 잘라야 새롭게 잎을 내 풍성하게 기를 수 있다.

꺾꽂이를 할 때는 꺾꽂이할 가지를 10㎝ 내외로 잘라, 잎을 최소화 한다. 새롭게 뿌리를 내는 데 집중해야 하므로 영양분이 분산되는 것을 막는 것이다.

거름기가 없는 흙(마사, 질석 등)에 삽목하거나 물꽂이 또는 반그늘에 두고 습도를 높게 관리한다. 반그늘에 두게 되면 광합성과 증산작용에 소모되는 에너지가 최소화되기 때문에 적응하는 데 도움을 준다. 2~3개월 지나 새잎이 돋아날 무렵 일반 상토에 이식해준다.

#남천 키우기 Tip!

단풍이 들게 하려면 풍부한 빛과 일교차를 느낄 수 있는 환경에서 기르는 것이 좋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엽록소(초록색)가 분해되는 동안 햇빛을 받고 생성된 안토시아닌(붉은색)이 드러나 남천을 붉게 물들일 수 있다.

#남천 이럴 때 좋아요

초가을 무렵 길거리 남천에 열매가 달린 것을 흔히 볼 수 있는데, 남천의 모든 부분에는 청산(사이안화수소)이 함유돼 있어 섭취를 주의해야 한다. 다만, 이러한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민간요법에선 천식과 인두염, 편도선염 등 주로 호흡기 관련 질환에 남천을 활용했다고 전해진다. 또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 따르면, 남천은 포름알데히드(건축자재 및 가구의 방부제와 접착제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제거능력이 가장 높은 자생식물로 알려졌다. 새로 이사한 집의 거실이나 베란다에 두고 기르면 보는 즐거움과 새집증후군 완화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

▲ 리피스토어가 분갈이 멤버십 4차를 열었다.
▲ 리피스토어가 분갈이 멤버십 4차를 열었다.

#리피가 빈 화분에 새 식물을 심어드립니다

식물이 죽거나 옮겨 심어 남은 화분, 사용하지 않는 화분이 있다면, 리피가 차량으로 화분을 수거해 전문 가드너가 직접 새로운 식물을 심어 집 앞까지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신청해보길 바란다.

벌써 리피스토어 분갈이 멤버십 4차 모집으로 기한없이 상시로 신청할 수 있지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위해 서울지역으로 신청을 한정했다.

리피스토어의 분갈이 멤버십은 자체 식물연구소 박사님들이 개발한 프리미엄 원예용 상토만을 사용하며 화원 운영 경력을 가진 전문 가드너가 농원에서 직접 식물을 엄선하고 분갈이한다. 뿐만 아니라 식물 전용 차량으로 집앞까지 안전하고 편리한 전달을 원칙으로 운영된다.

식물집사 리피 인스타그램: @leafy_cosmicgreen

 


 

#리피의 상담일지

Q. 라벤더를 입양할 때부터 잎이 거뭇거뭇 하긴 했는데, 아래쪽은 점점 말라가는 것 같아요. 이러다 고사하는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입양 후 화분으로 옮겨 심은 지는 2주 정도 됐습니다. 향이 좋아 안방에 두고 3~4시간 해를 받아요. 물은 흙을 만졌을 때 말라 있으면 줬어요.

 

A. 통풍 불량이 큰 원인으로 보여요. 라벤더와 같은 허브 종류는 본래 지중해 연안에서 자라는 식물입니다. 더운 여름과 다습한 겨울을 무사히 보내기 위해 원활한 바람이 허브에게는 필수요소에요. 창문이 닫혀 있더라도 주변에서 미세한 공기의 흐름이 있다면 식물이 통풍 효과를 느낄 수 있으니 베란다나 창가에 두는 것이 좋아요. 단 , 장소 이동은 기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진행해 주세요. 선풍기나 서큘레이터 활용도 적극 추천드립니다. 또 통풍이 불량할 경우 흙마름이 더뎌져 과습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흙 표면이 아닌 안쪽 2~3㎝ 지점까지 만져 보시고 포슬포슬한 느낌이 들면 물을 주세요.

▲ 앙리마티스의 '음악 La Musique(1939)'
▲ 앙리마티스의 '음악 La Musique(1939)'

#화가의 식물 <앙리마티스의 몬스테라>

야수파의 창시자, 프랑스의 화가 앙리마티스는 색채의 조화를 중요시해 실내 정물화를 즐겨 그렸다. 마티스의 그림에서는 사람과 가구, 소품과 식물이 위계 없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하나의 풍경으로 완성됐다. 그의 그림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약방의 감초처럼 심심찮게 등장하는 식물이 있다. 식물집사라면 한 번쯤 들여다봤을 바로 그 식물! 반려식물의 대명사, 몬스테라. 앙리마티스는 왜 몬스테라를 이렇게 자주 그렸을까? 앙리마티스 역시 몬스테라를 기르는 식물 집사였기 때문이다. 손가락 관절염으로 붓을 쥐기가 어려웠던 말년, 색종이를 오려 붙여 만든 그림에도 몬스테라가 종종 등장했다.

 

/정리=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

/사진제공=코스믹그린, leafy_cosmicgre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