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輪(바퀴 륜)은 수레(車차)에 책(侖륜)을 가득 담은 모습이다. /그림=소헌
▲ 輪(바퀴 륜)은 수레(車차)에 책(侖륜)을 가득 담은 모습이다. /그림=소헌

“近者說 遠者來(근자열 원자래)” 섭공이 정치에 대하여 묻자 공자孔子가 한 대답이다. 나와 가까운 사람은 기뻐하고 먼 데 있는 사람은 오려고 한다는 뜻이다. 나를 기뻐하는 사람이 떠날 리 없으며, 내게서 쉽게 멀어질 수 있는 먼 곳에 있는 사람이 가까워지려는 것이니, 정치란 ‘사람을 모으는 것’이다. 나라를 만드는 것도 이와 같다. 인민이 기뻐하며 오래 머물고 싶어야 한다. 이 말을 남기고 공자는 소가 끄는 수레(車)를 타고 노나라에서 제나라로 건너갔다.

小國寡民(소국과민)은 국토가 작고 인민의 수가 적은 노자老子가 그린 이상적인 나라다. 문명의 이로움이 있어도 쓰지 않고, 인민이 먼 곳으로 떠돌지 않게 한다. 비록 배나 수레(輿)가 있어도 타고 다닐 필요가 없고, 무기가 있어도 쓸 필요가 없으며, 예전으로 다시 돌아가 새끼를 묶어 문자로 사용해야 한다. 문명은 자연법칙과 도리를 따라 선용善用되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니 차라리 없었던 것만 못하다. 오늘날 눈부신 과학의 발달로 인해 극심한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진짜로 노자는 소를 타고 다녔으며 소도 마다하지 않았다.

당랑거륜(螳螂拒輪) 버마재비가 수레를 버티는 셈. 버마재비와 같은 작은 벌레가 감히 수레에 달려드는 모양인데, 제 힘에 부치는 엄청난 대상에 맞서려는 무모한 짓을 비유한다. 결국 윤석열이 ‘초기 경선부터 시작하는 것이 도리’라며 제1야당에서 마련한 ‘8월 경선버스’에 올라타기 위해 부랴부랴 입당원서를 썼다. 이제 치열한 검증을 치르며 먹이사슬의 최상위에 오르려고 사마귀처럼 앞발을 치켜들 것이다. 그가 민중의 삶을 아는지 민주화에 기여한 것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굴곡진 역사의 수레바퀴를 멈추게 할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五 오 [다섯 / 오행]

①‘다섯’을 가리키는 처음 글자는 _(넉 사)에 하나(_)를 가로지른 모양이었다. 민간에서 주로 사용하였으며, 대궐에서는 二(이) 사이에 _(오)를 넣은 글자를 사용하였다. ②五(오)는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형이상학적인 글자다. ③伍(다섯 오)는 계약서를 쓸 때 사용한다.

 

輪 륜 [바퀴 / 수레]

①車(차)는 양쪽 바퀴(十.十)와 짐칸(田)이 있는 수레를 묘사했다. 가마·수레·전차와 관련된 뜻을 갖는다. ②侖(둥글 륜)은 _(모을 집)과 죽간으로 둥글게 만 冊(책 책)이 합쳐졌다. 책을 읽으며 ‘생각하다’는 뜻이 담겼다. 속자(간체자)는 _(륜)이다. 책을 보느라 몸이 굽었다(匕비). ③輪(륜)은 수레바퀴(車)에 살(侖)을 달아 놓은 것인데, 수레(車)에 책(侖)을 가득 담은 모습이기도 하다.

 

5륜기(五輪旗)는 근대 올림픽을 상징하며 올림픽기라고도 한다. 올림픽 기간에 줄곧 주경기장에 걸어 둔다. 문양에는 왼쪽부터 파란색_노란색_검정색_초록색_빨간색이 쓰였다. ‘W’ 형태로 그려진 바퀴(輪)는 아시아_유럽_아프리카_오세아니아_아메리카 등 다섯 대륙을 상징한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뛰는 선수들에게서 이념과 인종 그리고 국가를 초월하여 세계평화에 이바지하려는 순수한 의지를 보았다.

유도 선수 안창림은 재일교포 3세다. 일본에 귀화했으면 입신출세할 가능성이 컸겠지만, 한국인을 선택함으로써 온갖 차별과 설움을 겪어야 했다. 그의 눈망울에는 일제강점기 창씨개명을 거부하여 고난을 당하면서도 민족정기를 세운 의사義士들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다음 올림픽에서는 부디 금메달을 따기만을 간절히 바라며 열렬히 응원할 것이다. “으라차!”

/전성배 한문학자. 민족언어연구원장. <수필처럼 한자> 저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