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야 후보들의 모습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먼저 후보등록에 들어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총 9명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등을 비롯해 최근 지지세가 높아지고 있는 정세균 전 대표, 야권의 유력 후보인 윤석열 잡는 매로 등장한 추미애 전 장관, 새로운 세대를 대표한다는 박용진 의원, 이 밖에도 최문순 강원도지사, 양승조 충남도지사, 이광재 의원, 김두관 의원까지 나선 상태다.

지난 1일 9명 후보가 모두 모인 공명선거 서약식 행사에서 최문순 지사의 감자론이 흥미롭다. 이재명 지사는 사이다 감자, 이낙연 후보는 신사 감자, 정세균 후보는 스마일 감자, 양승조 후보는 양반 감자, 김두관 후보는 이장 감자 등 평소 외부에 비친 모습을 표현했다.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정조준하고 있는 추미애 후보는 귀한 감자, 젊은층을 대변하고 있는 박용진 후보는 햇감자, 정세균 후보와의 단일화를 선언한 이광재 후보는 미래 감자 등으로 표현했다. 정작 자신은 불량 감자로 스스로 디스하기도 했다.

이들 후보와 함께 할 인천 정치인의 면모도 관심사다. 우선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지사 주위로 가장 많은 정치인이 몰리고 있다. 인천 국회의원 중에서는 일찌감치 지지 선언을 한 정일영 의원(인천 연수을)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박찬대 의원(인천 연수갑)이 대선캠프 수석대변인으로 참여했다. 연수지역 국회의원 2명과 고남석 인천 연수구청장까지 이 지사 지지인 점을 고려하면 연수지역이 이재명 지사의 인천 공략 거점이 된 셈이다. 여기에 이강호 남동구청장, 김정식 미추홀구청장, 장정민 옹진군수 등 기초단체장과 인천시의원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형성하고 있다. 아직 눈치를 보고 있지만, 조만간 추가로 여러 정치인들이 이 지사 쪽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어대낙(어차피 대통령은 이낙연)으로 불리던 이낙연 후보 진영은 초반 대세론이 걷히면서 참여가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많은 정치인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의 인천 지지모임인 '신복지인천포럼'에 유동수 의원(인천 계양갑), 맹성규 의원(인천 남동갑), 허종식 의원(인천 동_미추홀갑) 등이 참여해 지지를 표명했다. 지난 총선에서 이들 의원의 후원회장을 맡으며 당선에 상당한 도움을 준 만큼 의리상 지지를 철회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정세균 전 대표의 지지세도 인천에서는 만만치 않다. 오랫동안 핵심으로 활동해온 김교흥 의원(인천 서갑) 과 함께 최근 이성만 의원(인천 부평갑)이 캠프에 합류해 대선 공약 작업에 나서기로 하면서 힘을 받고 있다. 이 밖에 친문핵심인 홍영표 의원(인천 부평을)과 신동근 의원(인천 서을)은 아직 명확한 지지후보를 밝히지 않고 있고, 민주당 당직을 맡은 송영길 대표(인천 계양을)와 윤관석 사무총장(인천 남동을)은 중립입장에서 대선 경선을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대선후보가 결정되면 지방선거 후보 결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장 후보로 유력한 박남춘 현 시장의 경쟁자가 나타날수도 있다는 것이다.

야당도 속내가 복잡하기는 마찬가지다.

인천에서 유일한 야당 의원인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은 새로 당 대표가 된 이준석 대표와는 별다른 인연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 대표 시절 당 대변인으로 활동했지만, 이준석 체제에서는 별다른 당직을 맡지 못했다. 이는 곧 치러질 국민의힘 인천시당 위원장 선거에서도 그대로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배준영 의원 입장에서는 유일한 현역으로 시당 위원장을 맡아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자칫 3~4명의 후보가 난립할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야권의 고민은 아직 대선후보가 가시권에 들어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유력 야권 후보인 윤석열 전 총장의 경우 국민의힘 입당이 늦어지고 최근 악재까지 겹치면서 대세론이 꺾인 것 아니냐는 전망을 낳고 있다. 이로 인해 여전히 야권의 인천시장 후보 또한 안갯속이다.

이준석 대표체제로 일단 친이_친박 등 과거 정치세력과는 거리를 둘 것으로 보인다. 이는 친박 이미지가 강한 유정복 전 시장과 이준석 체제와 밀접한 이학재 전 의원 간 인천시장 후보 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당을 나간 무소속 윤상현 의원(인천 동·미추홀을)도 암중모색 중이다. 홍준표 전 대표나 윤석열 전 총장과의 연대가 주목된다.

 

/남창섭 정치2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