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3일 중국 샤먼 하이웨호텔에서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시작하기 전에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앞둔 가운데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통화에서 미국 주도의 대(對)중국 압박인 인도태평양전략을 비난하면서 한중간 정치적 공감대를 강조했다고 10일 중국 외교부를 인용해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또한, 최근 미국의 반도체 등 공급망 강화 전략을 의식한 듯 한국과 첨단 기술 협력 강화 의사를 내비쳤고 미국이 대북 민생 제재를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10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전날 정의용 장관과 통화에서 한중 관계가 전반적으로 순탄하게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중한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서 적시에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왕이 부장은 내년이 한중 수교 30주년으로 양국 관계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좋은 분위기와 필요한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미국이 추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은 냉전적 사고로 가득 차 집단 대결을 부추기고 지역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아 중국은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중한은 우호적인 이웃이자 전략적 파트너로서 올바른 입장을 견지하며 정치적 공감대를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이 부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체제와 '패스트트랙'을 지속해 역외 유입을 막고 필요한 인원의 왕래를 보장해야 한다면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 가속, 첨단기술과 신산업의 협력 강화, 양국 간 차원 높은 융합 발전 등을 해야한다"고도 언급했다.

중국 외교부는 정의용 장관이 한국이 한중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매우 중시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한다고 했고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의 민감성도 충분히 인식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중국과 정치적 상호 신뢰를 심화하고 분야별 협력을 강화해 한중 관계에 더 많은 동력 불어넣길 바란다면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추진에 대한 강력한 의지와 더불어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서 중요한 건설적 역할을 하기 바란다는 입장도 전달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이에 대해 왕이 부장은 "중국은 남북 관계 개선과 한반도 정세 완화를 위한 노력을 지지한다"면서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안 중 가역 조항을 가동해 북한 민생 영역의 제재를 완화하며 미국이 실제적인 행동으로 북미 싱가포르 공동 성명을 실천하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외교부는 한중 외교장관이 1시간 가까이 이뤄진 통화에서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돼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시진핑 주석의 조기 방한을 위해 계속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