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양 '산도' 따라 꽃 색깔 달라져
산성은 푸른색, 염기성은 붉은색
흔히 아는 수국꽃은 사실 꽃받침
곤충 유인하려 작은꽃 대신 진화
▲ 수국은 통풍이 원활하고 햇빛이 잘 드는 환경에서 건강하게 자란다.
▲ 수국은 통풍이 원활하고 햇빛이 잘 드는 환경에서 건강하게 자란다.

수국 곁에 내가 있고 당신이 왔다/당신의 시선은 수국인 채 나에게 왔다/수국을 사이에 두고 우리는 잠깐 숨죽이는 흑백사진이다/당신과 나는 수국의 그늘을 입에 물었다/정지 화면 동안 수국의 꽃색은 창백하다/왜 수국이 수시로 변하는지 서로 알기에 어슬한 꽃무늬를 얻었다

-송재학 '취산화서' 중에서

형형색색, 화려한 색이 활짝, ‘수국’을 이주의 식물로 소개한다.

 

#반려식물도감 '수국'편

수국은 동아시아가 원산지인 범의귀과의 낙엽관목 식물이다. 500여 종이 넘는 세부 품종과 개량종이 존재해 취향에 따라 다양한 매력을 느껴볼 수 있다.

그중 넓은 범위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일반 수국', 얇고 긴 꽃받침 모양을 지닌 '산수국', 잎 모양이 떡갈나무와 닮은 '떡갈잎 수국'이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수국의 꽃은 사실 꽃받침 부분이다. 넓은 꽃받침이 둘러싸고 있는 작은 점 같은 부분이 수국의 꽃이다. 번식을 위해 곤충을 유인하기 쉽도록 크고 화려한 모습의 꽃받침으로 진화했다.

또 신기한 점은 수국의 색깔이 토양의 성질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산성 토양에 포함된 알루미늄이 꽃의 안토시아닌(식물의 꽃, 잎, 열매 따위의 세포액 속에 들어 있어서 빛깔을 나타내는 색소)과 결합하면 푸른색을 띠고, 알루미늄이 잘 녹지 않는 염기성 토양에서는 안토시아닌과 결합이 어려워 분홍색 수국을 볼 수 있다.

#리피의 '수국' 관리법

수국은 통풍이 원활하고 햇빛이 잘 드는 환경에서 건강하게 자란다. 직사광선보다는 간접광 혹은 은은한 빛을 더 좋아한다.

최적 생육 온도는 18~25℃이며 27℃가 넘는 더운 환경에 오래 두면 잎이 쉽게 말라 시든다. 잎이 마르며 시들 때는 투명한 봉투에 분무해 2~3시간 정도, 시든 부위에 씌웠다가 제거하는 과정을 반복해 공중 습도를 빠르게 높이는 응급처치를 해준다.

수국은 물주기가 까다로운 편이기에 흙 상태를 자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히 꽃이 피어있을 때는 유지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겉흙(흙 표면으로부터 10~20% 깊이)이 완전히 마르기 전 물을 주고, 꽃이 지면 겉흙이 말랐을 때 물을 준다.

꽃이 지고 난 직후에는 꽃대 부분은 자르는 것이 좋다. 불필요한 영양분 소모를 줄여주고, 새로운 가지가 자라도록 도와 다음 해 더욱 풍성한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수국 키우기 Tip!

앞서 말했던 것처럼 수국은 토양의 성질에 따라 색깔이 변하기 때문에 다음해 푸른 수국을 보고 싶다면 흙에 명반을 조금씩 묻어 토양을 산성화시키면 된다. 분홍색 수국을 보고 싶다면 달걀껍질로 토양이 산성화되는 것을 방지하면 된다.

푸른색~붉은색 수국이 초록색으로 변하고 있다고 해도 놀라지 말자. 처음부터 초록색 꽃을 피운 수국이 아니라면, 꽃의 색을 만들던 색소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에너지를 잃는 자연스러운 노화현상이기 때문이다.

#수국 이럴 때 좋아요

원예용을 포함한 대부분의 수국에는 위장장애와 구토를 일으키는 성분인 청산 글리코시드가 들어있다. 반려동물이나 아이가 먹지 않도록 주의한다. 다만 수국차 또는 감차 수국이라는 품종의 잎은 말려서 차로 마실 수 있다.

▲ 왼쪽부터 장미수국, 댄스파티 수국, 일반 수국.
▲ 왼쪽부터 장미수국, 댄스파티 수국, 일반 수국.

#여름을 대표하는 꽃 '수국 3종'

다가올 여름이 느껴지는 요즘, 여름을 대표하는 꽃 수국 3종이 리피스토어에 오픈했다. 이번 여름, 수국의 풍성한 수형과 톡톡 튀는 색감으로 실내 분위기를 화사하게 만들어 보는 걸 추천한다.

리피스토어가 선보이는 수국 3종은 장미를 닮은 파랑 수국인 '장미수국'과 별을 닮은 연분홍빛 수국인 '댄스파티 수국', 진한 파란색~보라색 꽃이 피는 수국인 '일반 수국'이다.

현재 인스타그램 샵기능 이상으로 제품 태그가 어렵지만, @leafy_cosmicgreen 프로필 링크에서 [수국] 버튼을 클릭하면 자세한 사진과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https://smartstore.naver.com/cosmicgreen/products/4899706336

식물집사 리피 인스타그램: @leafy_cosmicgreen

 


 

#리피의 상담일지

Q. 댄싱파티 수국을 키우고 있는데 가장 크게 핀 꽃의 색이 점점 변하고 있어요. 수국은 직사광선을 피한 실외에서 키우고 있어요. 물은 항상 흙마름을 확인한 후 줬는데, 원인이 뭘까요? 다시 되돌릴 방법은 없을까요?

A. 환경에는 문제가 없어 보이며 단순히 꽃이 지고 있는 과정으로 보입니다. 개화한 지 오래된 수국의 꽃은 노란빛이 드는 초록색으로 점점 변하게 되는데, 꽃 색을 만들던 색소들이 옅어지기 때문입니다. 피해 증상이 아닌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봐주세요. 하지만 색이 변한 꽃대는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래된 꽃대를 정리하면 이제 막 피우기 시작하는 꽃들에게 양분이 집중되니까요. 기온이 떨어지는 계절에 는 0~10℃ 온도를 유지시켜 주세요. 8주 이상 저온 처리를 하면 잎을 다 떨어트리고 겨울눈을 맺게 되는데 봄이 되면 이 겨울눈에서 새 잎과 가지가 자라나게 됩니다.

 

/정리=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

/사진제공=코스믹그린, leafy_cosmicgre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