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지역내 남동구 고잔동 유일
서구·계양구·부평구 주민 불편
필요성 공감대…시, 부지 물색 중
인천운전면허시험장 내부 모습.

인천 북부권 주민들이 남동쪽에 치우쳐 있는 인천운전면허시험장을 외면하고 서울 시험장을 찾는 상황이 수십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2운전면허시험장 신설'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시가 최근 제2시험장 건립 부지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귀추가 주목된다.

19일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현재 인천에는 남동구 고잔동 소재 운전면허시험장이 유일하며, 운전면허 적성검사나 면허 시험을 보기 위해 이 시험장을 찾는 방문객은 연평균 50만명에 이른다.

그러나 서구와 계양구, 부평구 등 북부권 주민들은 시험장이 지리적으로 인천의 맨 아래쪽에 위치한 탓에 이동에 큰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아예 인천 시험장을 외면하고 서울 원정길에 나서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실제 서구청을 기준으로 대중교통 이용 시 인천운전면허시험장까지 1시간 10분이 소요되는 반면, 서울 강서운전면허시험장까지는 52분 만에 도착할 수 있다.

앞서 인천발전연구원(현 인천연구원)은 2017년 정책연구과제 중 하나인 '인천지역 제2운전면허시험장 유치를 위한 연구' 보고서에서 강서 시험장을 최단 거리로 둔 지역에 거주하는 성인 인구 240만명 중 인천 북부지역 인구가 98만1000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했다. 당시 보고서는 “청라지구와 루원시티 개발 등 인천 북부권 인구 증가를 고려할 때 제2운전면허시험장 설치 필요성은 충분하다”며 “제2시험장이 들어서면 북부권 주민들의 이동 시간 단축 등 주민 편의가 향상될 것”이란 결론을 내렸다.

지역 정치권에서도 제2시험장 설치 필요성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서구의회는 2017년 9월 제2시험장 건립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관건은 북부권에 마땅한 시험장 건립 부지가 있느냐다. 최소 1·2종 소형 운전면허시험장을 짓기 위해선 1만6529㎡(5000평) 이상의 부지가 필요하다는 게 도로교통공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인천연구원은 2017년 당시 보고서에서 서구 공촌동 207의 1번지 일원 등 2만1000~4만3000㎡ 규모의 서구 부지 4곳을 제2시험장 건립 후보지로 선정했으나, 시는 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시가 최근 제2시험장 건립 부지 찾기에 나서 최적지를 선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 관계자는 “제2운전면허시험장 건립 부지를 찾아보라는 지시가 내려와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며 “우선 인천 시험장과 서울 강서 시험장의 중간 지점인 부평지역을 대상으로 마땅한 장소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