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극협회가 마당극을 공연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새로운 시도이니만큼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마당극 `마당쇠연서"" 연출을 맡은 탤런트 정 진씨(62)는 이번 공연을 위해 3개월여를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드라마 `태조 왕건""이 종영된 뒤 TV출연도 끊고 마당극 연출에만 매달려 왔다. 왕건에서 그는 견훤왕의 책사 `능환""역을 열연, 시청자들의 뇌리에 `정 진=사극의 대명사""란 공식을 다시한번 심어줬다.
 “지역의 독특한 역사적 소재와 문화적 특성을 살렸습니다. 외국인들도 좋아할 거라 생각해요.” 정씨는 “월드컵 특별공연인만큼 평소보다 더 많은 공을 들였다”고 덧붙였다.
 중국에서 태어난 정씨는 5살때 인천으로 와 동구 화평동에서 자랐는데 그때부터 배우로서의 자질을 조금씩 드러냈다. “축현초등학교 시절엔 응원단장을 맡았었는데 응원단 앞에만 서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어요. 세상에서 내가 가장 멋있어 보였지요.”
 정씨가 배우의 길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동국대 연극영화과 1기생으로 입학하면서부터. 이때 그는 인천지역의 다방 스테이지를 빌려 연극무대를 꾸미는 `싸롱드라마""에 주로 섰다. “배고프고 고단했지만 그때만큼 열정이 활활 타오르던 때도 없었던 것 같아요.”
 한동안 무명시절을 보낸 정씨는 1980년대 중반 `설중매""에 출연하면서야 비로소 얼굴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한명회""로 `뜬"" 그는 사비를 들여 인천 중구 경동에 `경동예술극장""을 세웠으나 5년여만에 셔터를 내려야 했다. “열정만으로 하려니까 여간 어려운게 아니었어요. 도무지 관객이 모이지 않더라구요.”
 이번 공연을 마치는대로 악극공연 준비에 들어간다는 정씨는 “연극인들은 관객들의 사랑을 먹고 산다”며 끊임없는 관심을 부탁했다.〈김진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