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상인연합, 도의회서 기자회견
설 대목 놓치면 '회생 불가' 판단
이 지사·도의회에 빠른 지급 호소
▲ 2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 앞에서 경기도상인연합회 회원들이 경기도 제2차 재난지원금 설 명절 전 지급을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경기도상인연합회

“이재명 경기지사님,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님, 제발 우리 좀 살려주세요.”

경기도 2차 재난기본소득 지급 시기를 두고 장고를 거듭 중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해 도내 소상공인이 한자리에 모여 설 연휴 전 지급을 호소했다. 설 대목에 회생하지 못한다면 더는 생업을 유지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도내 100여개 전통시장 상인들로 구성된 경기도상인연합회는 27일 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차 재난기본소득 즉각 지급을 촉구했다.

이충환 도상인연합회장은 “도내 소상공인들은 하루하루 손님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가게 문을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거리 두기와 5인 이상 집합금지 등으로 손님 발걸음이 뚝 끊긴 상황”이라며 “지난해 지급한 1차 재난기본소득처럼 2차 재난기본소득도 하루빨리 지급해 지역경제의 윤활유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설 연휴 전 지급으로 폐업 위기를 겪는 소상공인을 살려야 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눈물을 흘리며 추가 대출을 받는 등 발버둥 치고 있는 소상공인을 외면하지 말아 달라”며 “정치적 논리를 따지지 말고 도내 서민들이 밥을 먹고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덧붙였다.

지난 25일 통계청과 중소기업연구원 등이 공개한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월평균 전국 자영업자 수는 553만1000명으로 지난해 대비 7만5000명(1.3%)이 감소했다.

이 중 도내 자영업자 수는 127만2000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4만5000명이 줄었다.

민춘영 이천관고 전통시장 상인회장은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이유는 시간이 남고 경제적 여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온 가족이 거리로 쫓겨나게 생겼을뿐더러, 배가 고파서 나오게 됐다”며 “각종 공과금은 몇 달째 밀렸고, 함께 일하던 직원들도 하나둘 떠나고 있지만 도저히 막을 방법이 없다. 폐업 위기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은 2차 재난기본소득의 설 연휴 전 지급뿐”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도의회는 지난 26일 2차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위해 도 집행부가 제출한 추가경정 예산안을 통과했다. 이로써 2차 재난기본소득은 지급 시기 결정만을 남겨 둔 상태다.

현재 이재명 경기지사는 코로나19로 고통받는 도민을 위해 최대한 빨리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다만 방역 상황을 고려해 달라는 민주당 권고에 따라 명확한 지급 시기는 정하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도는 도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2차 재난기본소득을 우선 지급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취약계층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어려움을 겪는 탓이다.

도 관계자는 “논의만 했을 뿐 아직 정해진 건 없다”며 “이른 시일 내 2차 재난기본소득 지급 시기 관련 발표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