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수업 와중에도 학교폭력은 여전하다. 비대면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던 학교폭력이 사이버 폭력으로 진화해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경기도교육청이 지난 21일 발표한 '2020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학교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전년 대비 0.9%p 줄어든 0.8%로 집계됐다.

학교별로는 ▲초등학교 1.6% ▲중학교 0.5% ▲고등학교 0.3%로 나타나 2019년 조사보다 전체적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학교폭력은 학교 안에서 밖으로, 현실 공간에서 사이버 공간으로 이동하는 양상을 보였다. 학교폭력 피해 장소 중 학교 밖은 2019년 31%에서 37%로 늘었고, 사이버폭력은 9.7%에서 13.4%로 증가했다.

학교폭력을 목격한 학생 63.5%는 '신고하거나 가해 학생을 말리는' 등 긍정 행동을 했다고 했고, 이 중 36.4%는 '피해를 받은 친구를 위로하고 도와줬다', 19%는 '때리거나 괴롭히는 친구를 말렸다', 14.8%는 '주위에 알리거나 신고했다'고 답했다. 가해 경험 역시 0.3%로 조사돼 2019년 0.6%보다 절반으로 낮아졌다. 학교폭력 목격과 피해 경험, 가해 경험률이 낮아진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한 등교 제한 등의 이유라고 한다.

학교폭력은 초기에 파악할수록 해결하기도 쉽다. 하지만 비대면 교육으로 이를 조기에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전문적인 상담교사가 있어도 대면하기 어렵고, 가장 중요한 담임 교사의 아이들 접촉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 사이버에서 이뤄지는 폭력을 막기는 더욱 어렵다. 이제 사이버 상에서 이뤄지는 언어폭력에 대해서도 철저한 교육이 필요하다. 사이버상에서 벌어지는 집단 공격은 한 사람을 사회에서 매도하고,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기도 한다. 위험천만한 일이다.

비대면 교육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학생들에게 사이버 언어폭력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그것은 학교뿐 아니라 부모들도 함께 고민하고, 나서야 할 문제다. 코로나 시대에 보이지 않는 살인무기인 사이버 폭력을 막기 위해 사회 전체가 협력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