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임기 '두배 땀'으로 보답
가평을 명품도시 반열에

설악·상면 지역 산업단지 꾸며
도심 균형발전 토대 마련

공동형 장사시설 2026까지 완성
잣고을시장 지역상권 거점 성장
▲ 김성기 가평군수는 신년 인터뷰를 통해 “남은 임기 동안 두배의 땀을 흘려 가평을 명품도시로 만들겠다.
올해는 그 땀의 결실을 볼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 약속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사진제공=가평군

김성기(65) 가평군수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한참 동안 말도 잇지 못했다. 이유가 있었다. 그는 2013년 4월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이후 내리 3선의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그 자리는 순탄치 않았다.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경찰서와 검찰청, 법원 등을 8년째 오갔다. 지난 2013년 10월엔 구속돼 68일간 구치소 생활까지 했다.

검찰이 김 군수에게 적용한 혐의는 정치자금법·공직선거법 위반, 뇌물수수, 무고 등이다. 그러나 1심은 무죄였다. 하지만 법정 다툼은 2심과 대법원까지 이어졌다. 검찰이 1·2심 무죄 선고에 불복해 상고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긴 싸움은 지난 14일 대법원이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면서 모두 끝났다. 그를 둘러싼 모든 음해는 거짓으로 밝혀졌고, 수년간 실추됐던 명예도 되찾았다.

김 군수는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그는 “무죄판결을 받기까지 힘들었다. 군민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며 “앞으로 남은 기간 가평군 발전과 군민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쉬움을 토로했다. 민선 7기 임기가 불과 1년 5개월밖에 남지 않아서다.

그는 “비록 남은 임기는 짧지만, 두배의 땀을 흘려 가평을 명품도시로 만들겠다고 군민과 약속했다”며 “올해는 그 땀의 결실을 볼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년간 가장 흐뭇했던 성과는 군민들과 함께 위기를 극복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가평군은 지난해 힘든 시기를 보냈다. 600㎜가 넘는 많은 비로 자라섬이 물이 잠겼고, 이재민도 발생하는 등 피해가 컸다.

김 군수는 공직자를 포함해 군 장병, 군민 등과 함께 수해복구에 전념했다. 그 결과, 물에 잠겼던 자라섬은 옛 모습을 되찾았다. 자라섬의 꽃 정원을 보기 위해 37일간 13만여명이 찾았고, 침체한 지역경제도 되살아났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셈이다.

성과는 또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제2 경춘국도 노선안을 가평군민이 원하는 쪽으로 관철했다.

청정계곡 복원을 위한 불법시설 920곳도 철거했다. 환경부에 건의한 가평읍·청평면 수변구역 1919㎢가 8년 만에 해제된 것도 자랑거리다.

김 군수의 올해 목표는 균형발전이다. 가평군을 포함해 남양주·구리·포천시 등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가평 공동형 종합장사시설을 2026년까지 완성한다는 게 목표다.

이 사업은 화장장을 가평에 건립하는 대신 나머지 3개 시가 사업비를 더 많이 낸다. 김 군수의 공약이기도 하다.

그는 군청사 신축계획도 내놨다. 30년이 지난 군청사는 10년 후면 노후화와 사무 공간 부족으로 양질의 행정서비스가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이를 위해 매년 일정 자금을 적립하는 방식으로 총 800억원의 재원을 마련해 미래세대의 부담을 완화할 방침이다.

균형발전을 위한 청사진도 제시했다. 교통망이 좋은 설악·상면 지역은 산업단지로 꾸민다. 남양주시와 상면 상도리를 잇는 1㎞ 구간의 터널 공사는 2022년 말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오는 5월 준공 예정인 가평잣고을시장 창업경제타운은 지역상권의 경제 중심지로 만들 예정이다.

김성기 군수는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들다. 위기라고 생각할 때 미래를 위해 지역 경쟁력을 높이고 성장 동력을 지속해서 발굴하면 반드시 기회가 온다”며 “나의 성공이 아닌 우리의 성공이 될 수 있도록 지금까지 이룬 성과는 더 발전시키고 아쉬운 부분은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가평=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