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현 뉴성민병원 첨단의학연구소장 /전 국립암센터 원장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 세계적 펜데믹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북미나 서구에서는 주요 사망원인으로 거론될 만큼 크게 늘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이로 인한 감염 사망률은 상대적으로 이들 지역보다는 낮은 편이어서 그나마 사정이 낫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사망률 원인 1위는 '암'으로 인한 사망이며, 평균수명까지 생존하는 경우 남성들은 3명 중 1명, 여성들은 10명 중 3명 정도 암에 걸리게 된다. 향후 평균수명 100세 시대가 되면 더욱 많은 사람들이 살아 생전 암 발생을 경험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암으로는 갑상선암, 전립선암, 유방암 등이 대표적이다. 대부분의 갑상선암은 성질이 비교적 유순해 치료에 잘 반응하기 때문에 매우 높은 생존율을 보이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여성들에게서 유방암이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암이다.

우리나라도 경제적 발전에 따른 서구화된 생활 양식의 변화로 인한 높은 지방 섭취에 따른 비만 증가, 출산율 및 수유 감소, 늦은 결혼, 이른 초경, 폐경의 고령화 등 위험요인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가장 흔한 여성암이 되었다. 서구와 달리 20~30대 젊은 연령층에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최근 남성들 사이에서는 전립선암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전립선암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가장 흔한 남성암으로 꼽힌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추세여서, 남성암 중 네 번째 흔히 발생하는 암이 되었다. 또한 앞으로 가장 흔한 남성암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주로 어르신들에게서 흔하게 발생하는 전립선암의 빠른 증가 원인으로는 노인인구 증가와 함께 식생활의 서구화로 인한 지방 섭취 증가가 관련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립선암의 발생에는 유전적 인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형제가 전립선암인 경우 전립선암 발생 확률은 3배 정도 높다. 전립선암 가족력이 있는 집안은 그렇지 않은 집안에 비해 전립선암 발생 가능성이 무려 8배 가량 높다.

이처럼 급증하는 전립선암을 예방하려면 50대 이상 남성은 매년 한 차례 전립선암 검사(직장수지검사, 전립선특이항원검사)를 받아야 한다. 특히 가족이나 친척 중에 전립선암에 걸린 사람이 있다면 40대부터 해마다 전립선암 검진을 받기를 권한다.

아울러 동물성 고지방식을 피하고, 된장•두부 등 콩이 많이 함유된 식품과 신선한 과일•야채를 즐겨 섭취하기를 권한다. 특히 항산화 물질인 리코펜(lycopene)이 풍부한 토마토를 요리해서 먹으면 도움이 된다.

오래 앉아 있는 것은 삼가하고 일주일에 최소 3차례 이상, 한 번에 30분 이상 운동을 하며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한편 비만을 피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남성암인 전립선암은 일단 진단이 늦어져 전이가 시작되면 완치가 매우 어렵다. 다행히 종양표지자검사와 직장수지검사, 초음파검사 등을 통해 조기진단이 가능하고, 조기진단된 경우 대부분 완치가 가능하다는 점은 그나마 위안이다. 따라서 예방과 조기진단 노력이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