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침수·파손, 도로 유실 등 피해 잇따라…중대본 2단계 가동

 

1일부터 2일 오전까지 인천∙경기∙서울 수도권과 중부지방에 내린 집중 호우로 인천 강화와 경기 김포에 침수 피해가 발생했고 경기 안성에는 산사태로 1명이 숨지는 등 인천∙경기 지역에서 비 피해가 속출했다.

인천∙경기에 내린 집중 호우로 1일 오전 8시 55분께 인천시 강화군 길상면 한 단독주택 지하 1층 보일러실이 침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장비를 동원해 2시간가량 빗물을 빼냈다. 이날 오후 4시 39분께 김포시 양촌읍 한 주택에서는 천장이 무너지는 사고가 났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수도권기상청에 따르면 이들 지역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지난달 31일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121∼127㎜의 비가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2일 오전에는 경기 안성시 일죽면 화봉리의 한 양계장이 산사태로 양계장 건물과 주택이 매몰돼 1명이 숨졌다. 이날 오전 7시 10분께 안성시 일죽면 화봉리의 한 양계장에서 산사태로 토사가 밀려 들어왔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이 출동했다. 소방당국은 2시간에 걸쳐 양계장 건물과 집 등을 수색한 끝에 오전 9시 18분 토사에 매몰돼 숨진 A(58)씨의 시신을 수습했다. 당시 집 안에 함께 있던 A씨의 아내와 딸 등 다른 가족 3명은 무사히 탈출했다.

또 이날 오전 7시 50분께 안성시 죽산면 장원리의 한 주택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해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이곳에 혼자 사는 B(73·여)씨를 3시간여 만인 10시 50분께 구조했다. 산사태 당시 토사가 B씨의 집을 덮쳤지만, 집은 10여m가량 수평으로 이동했을 뿐 기둥이 완전히 무너져 내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경기 안성에는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안성시 죽산면 등 시가지가 침수됐다. 시가지 침수는 오전 6시 30분께부터 2시간여 계속되다가 비가 소강상태로 접어든 현재는 물이 대부분 빠졌으나 안성 용설저수지가 범람하는 등 공공시설 피해도 잇따랐다. 죽산면 장원리 다빈치 아파트의 지하층이 물에 잠기는 등 일죽면, 죽산면, 삼죽면 등에서 총 2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안성시는 오전 8시 50분께 산사태 경보를 발령하고,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경기 용인시 백암면과 원삼면 일대에는 2일 오전 10시 현재 50여건이 넘는 호우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원삼면 죽능리의 한 펜션이 산에서 토사가 쏟아져 내리면서 투숙객 9명이 고립됐으며, 원삼면 독성리의 캠핑장도 사람 허리 높이까지 물이 찼다는 신고가 시에 접수됐다. 백암면 근창로에 있는 모 아파트는 지하실이 물에 잠기고 1층에도 사람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찼다. 용인지역에는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평균 126.1㎜의 강우량을 기록했으며, 원삼면에 가장 많은 224㎜의 비가 내렸다.

경기 여주시 복하천 흥천대교 부근에는 홍수경보가 발령됐다. 환경부 한강홍수통제소는 2일 낮 12시 40분을 기해 경기도 여주시 복하천 흥천대교 지점에 내려진 홍수주의보를 홍수경보로 격상했다.

경기 이천에서는 이날 산양저수지 둑 일부가 무너지면서 광주와 수원의 주택들이 물에 잠겼다. 이천시는 오전 7시 30분께 둑 붕괴 신고를 받고 인근에 사는 주민들을 모두 대피시켰다.

기상청에 따르면 호우특보가 발효된 서울·경기도와 강원도, 충청 북부, 경북 북부에는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10∼20mm 내외의 다소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

또 서해 상에 형성된 강한 강수대가 형성됨에 따라 빗줄기가 서서히 강해져 오후 2시부터 서울·경기도, 강원 영서 등에 매우 강한 비가 올 것으로 예보했다.

특히 제4호 태풍 '하구핏'에 의해 다량의 수증기가 공급돼 밤부터 정체전선이 더욱더 활성화되면서 당분간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집중 호우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날씨가 급변하고 있으며 오후부터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50∼80mm(일부 지역은 100mm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겠으니 비 피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행정안전부는 앞으로도 호우가 계속될 것으로 예보됨에 따라 배수 펌프장이 제때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둔치 주차장·저지대·지하차로 등 위험지역 예찰과 사전대피를 강화하도록 했다.

또한 앞서 내린 비로 지반이 약해진 상태인 만큼 급경사지 붕괴·산사태 피해 우려 지역 피해 예방에 집중하고, 하천·해안가·방파제 등에서도 사전 출입통제를 철저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