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공직생활 마감 앞둔 서연식 서부경찰서장]



직원들 생일 때면 친필 축하카드 등
내부 소통강화 위해 노력한 결과
직무·고객 치안만족도 등 대폭 상승
사람 가치 강조하며 아름다운 마무리
▲ 서연식 서부경찰서장이 집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인천서부경찰서

 

“36년이라는 세월을 경찰로 지냈습니다. 퇴직 후에도 지역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서연식 인천서부경찰서장이 조만간 퇴직을 위한 공로연수에 들어간다. 경찰로 일한 지 36년 만에 경찰복을 벗게 된 것이다.

그와 함께 일했던 직원들은 그를 '소통이 잘 되는 서장', '가족처럼 챙겨주는 서장' 등으로 평가한다. 이 평가 뒤엔 서연식 서장의 노력이 깃들어 있다. 지난해 1월 서부경찰서로 부임한 그는 직원들이 일터를 행복한 곳으로 생각하길 바라는 마음을 갖고 경찰서를 가꾸기 시작했다고 한다. “취임 초기부터 부지런한 경찰, 스마트한 경찰, 깨끗한 경찰을 모토로 화합을 통해 직원들의 에너지를 결집하는데 주력했습니다. 이를 위해선 직원들이 일터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야 된다는 생각을 했고, 그게 서장의 가장 큰 책무 중에 하나라고 여기고 노력했습니다.”

서 서장은 700여명이 넘는 직원들 이름과 취미, 특기 등을 외우는 것부터 시작했다. “사람은 누구나 모르는 사람에게 마음을 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생각을 해낸 것이 이름 외우기였습니다. 이후 직원들과 소통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서 서장의 친필 축하카드도 직원들 호응도가 높았다. 서 서장은 대학시절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서예를 익혔고, 지금까지 독학을 해왔다. “젊은 세대에게 생일이 가진 의미가 크다고 생각해 사기 진작 목적으로 추진하게 됐습니다. 직원들이 많다 보니 주말 등을 활용해 작업을 해야 하지만 서장으로써 직원들에게 작지만 큰 감동을 줄 수 있어 뿌듯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서 서장의 노력 끝에 서부서의 내부 소통은 강화됐다. 지난해 9위에 머물렀던 직무 만족도가 6위로 올라서는 성과를 얻었다. 이뿐 아니라 시민들 대상으로 조사하는 치안고객만족도와 체감안전도가 올해 각각 1위와 5위로 상승했다.

업무 추진에서도 효과를 봤다. 최근 서부서에선 무등록 중고차 딜러와 매매상사 대표, 할부금융대행사 직원이 가담한 중고차 매매 관련 사기 행각을 적발하기도 했다. “서구지역에는 동양 최대 규모의 중고차 매매 단지가 있어 중고차 사기행위 등 특별치안 수요가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인터넷 사이트 이용 강매·사기행위 전담 수사팀과 할부대행업체·딜러·매매상사 전담 수사팀을 따로 구성해 특별단속한 결과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도입한 수사기법이 매뉴얼화돼 중고차 관련 사기 피해 등 범죄에 대해서 선제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겁니다.”

끝으로 그는 후배들에게 경찰 업무에선 무엇보다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찰 업무가 대부분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경찰관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법률·실무에 대한 전문성에 더해 사람의 가치를 깊이 인식하고 이를 업무 과정에 녹여내는 자세가 체질화돼야 한다고 봅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