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동 호랑이굴 조사후 전경/사진제공=고양시

 

▲ 고양시 호랑이굴에서 나온 구석기시대 유물/ 사진제공=고양시

 

고양시가 (재)화서문화재연구원과 함께 추진 중인 덕양구 ‘고양동 호랑이굴’ 조사에서 선사시대 인류의 흔적을 새롭게 확인했다.

선사시대 유물이 편마암지대 자연동굴에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최초다. 기존에 알려진 선사시대 동굴유적은 제천 점말동굴, 청원 두루봉 동굴, 정선 매둔 동굴 등 모두 석회암지대였다.

이 동굴은 호랑이가 살았다는 전설이 전해지며 대자산(정상 203.2m)에서 북동쪽으로 뻗어 내린 사면부 중턱에 위치, 해발 고도는 약 168m이다.

고양시는 동굴의 입지조건과 형태, 규모 등에서 선사시대 유적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 작년 11월에는 시굴조사를 했으며 지난달 동굴 입구 15㎡에 대한 정밀발굴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유적의 퇴적층이 지표에서부터 약 3m까지 연속되고 8개의 층으로 구분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지표에서 70㎝~1.3m는 역사시대 유물층으로 내부에서는 조선시대에 해당하는 자기, 도기편, 기와편 등이 소량 출토됐고, 그 아래층인 약 1.3~2.4m에서 구석기의 뗀석기와 함께 신석기시대의 빗살무늬토기가 발견됐다.

구석기시대의 뗀석기는 30여점이 출토됐다. 종류는 망치돌, 격지, 밀개 등이다.

신석기시대의 빗살무늬토기는 100여점이 출토됐으며 대부분 토기의 몸체이며 입구와 바닥면도 일부가 포함돼 있다. 편마암으로 만든 신석기시대 농경도구인 굴지구도 1점 출토됐다.

김수현 고양시 학예연구사는 “이 유적은 한반도에서 최초로 발견된 편마암지대 선사시대 동굴이자 경기도에서도 처음으로 확인된 선사시대 동굴로서 학술 가치가 매우 높다”며 “앞으로 고양동 호랑이굴과 인접한 고양 벽제관지, 고양향교 등을 함께 콘텐츠로 묶어 시민을 위한 역사교육자료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라고 말했다.

/고양=김도희 기자 kd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