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돌잔치 다녀온 40대 확진 후 전파…"단정할 수 없어 조사 필요"

 

▲ 경기도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27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오정동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 담장에 운영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방역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서 첫 전파자(지표환자)를 찾기 위해 심층 역학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27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27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부천 물류센터 근무자가 처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시점은 지난 23일이다.

해당 근무자는 인천시 부평구 산곡동 거주자 A(43·여)씨로 시가 확진자로 발표한 당일에는 그가 부천 물류센터에서 일한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하루 뒤인 24일 인근 경기 부천에서 30대 여성 B씨가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 여성의 동선을 추적했더니 A씨와 같은 날(지난 12일) 해당 물류센터에서 일을 한 사실이 파악됐다.

A씨는 이달 12∼13일 아르바이트로 부천 물류센터에서 일했다. 12일 오후 4시 10분께 부평구청역에서 직장 셔틀버스를 타고 물류센터에 가서 다음 날 오전 3시까지 작업을 했다.

A씨는 최근 확진자가 20명 넘게 잇따라 발생한 경기 부천 '라온파티' 뷔페식당에서 감염된 환자다.

그는 지난 9일 지인 가족의 돌잔치 참석차 해당 뷔페식당을 방문했고, 10대 아들도 함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뷔페식당은 인천 탑코인노래방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택시기사(49·남)가 프리랜서 사진사로 일했던 곳이다.

이에 따라 A씨는 이달 초 이태원 킹클럽 등지를 방문한 뒤 감염된 인천 학원강사(25·남)로부터 시작해 이 강사의 제자와 택시기사로 이어진 4차 감염자로 추정됐다.

역학조사 결과 A씨와 같은날 근무한 B씨는 이달 18∼20일에도 사흘간 부천 물류센터에서 일하며 동료 근무자 등 200명과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 쿠팡 부천 물류센터와 관련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명 추가로 발생했다. 이로써 26일 오후까지 부천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는 인천과 경기 부천·파주 등지에서 7명이 추가돼 10명으로 늘어났다.

B씨가 확진 판정을 받은 당일 부천 물류센터의 또 다른 근무자(38·남)도 검체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

 

방역 당국이 물류센터 확진자들의 접촉자 489명(잠정)을 자가격리나 능동감사 대상으로 분류하고 직원과 방문객 4천여명을 대상으로 전수검사를 시행하자 추가 확진자가 급증했다.

전날까지 1천800명가량을 대상으로 전수검사를 했더니 물류센터 관련 누적 확진자 수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30명을 넘겼다.

이 수치에는 이날 인천시와 서울시 등이 발표한 물류센터 관련 추가 확진자 일부는 빠져 있어 실제 확진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2천명이 넘는 물류센터 관계자가 검사를 받고 있어 추가 감염자가 더 나올 수 있다.

현재까지 파악된 물류센터 확진자들의 동선과 양성 판정 시점 등을 보면 부천 뷔페식당에서 열린 돌잔치에서 감염된 A씨로부터 물류센터 내 전파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A씨가 참석한 돌잔치 외 물류센터 확진자들의 다른 감염 경로는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역 당국은 A씨를 물류센터 내 첫 전파자로 단정하지 않고 심층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방역당국은 A씨의 첫 증상 발현일을 이달 13일로 추정했지만, 그는 당일 새벽 퇴근한 이후에는 집에 머무르거나 동네 병원과 약국 등지만 방문했다.

증상이 나타난 이후 재차 물류센터에 출근하지 않은 점도 A씨를 첫 전파자로 단정할 수 없는 근거다.

인천시 관계자는 "A씨를 지표환자(처음 발견된 환자)로 보기에는 (물류센터 내에서) 노출자가 너무 많다"며 "광범위하게 확산이 진행된 상황이어서 질병관리본부 등과 함께 다각적인 심층 역학조사를 할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