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아침이 밝았다. 올해는 '서초'와 '광화'로 갈라진 대한민국 분열의 위기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치르게 된다.
새해를 맞이하지만 갈등과 불통의 나락으로 추락한 정치 현실을 겪어온 국민들의 가슴은 먹먹하다.
그러나 다시 새로운 정치 발전에 대한 열망과 기대를 품지 않을 수 없다. 정치는 민초들의 기둥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 정치지도자들의 역할은 국민 정서와 너무 동떨어져 왔다. 올 총선은 각자의 진영으로 추락한 기성 정치에 대한 심판이며, 젊은이들의 정치 입문 시험대이기도 하다. 당리당략으로 치닫는 의회 민주주의의 쇠퇴와 분열된 사회 풍토로는 선진 대한민국의 문을 결코 열 수 없다.
올해 국회의원 선거는 후반기에 들어선 문재인 정부의 국정 성과와 향후 방향을 가늠하는 매우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

300만 인천시민의 삶을 지탱할 인천 현안도 산적했다. 남북 화해의 물꼬를 텄던 문재인 정부에서 인천은 남북 경제협력의 교두보로 떠올랐다. 신북방정책을 견인하는 환황해경제벨트의 중추 도시다.
하지만 북미 간 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지고 남북의 평화협정마저도 위기 상태로 치닫고 있다. 새해 국내외 정세의 획기적인 모멘텀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로 촉발된 일본의 수출규제, 우리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등 무역전쟁으로 확산된 일본과의 관계도 실질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하지만 정부의 외교·안보 역량에 대한 비판과 지적은 확대되는 형국이다. 외교 안보 역량을 강화해야 해결의 실마리를 풀 수 있다. 인천이 남북 교류의 중심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게 될 선결 조건이기도 하다. 인천이 앞장서서 개성공단을 열고, 금강산관광을 재개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그만큼 남북 경협은 인천 경제를 획기적으로 살려낼 수 있는 동력이다. 통일시대를 대비하는 유라시아철길을 계획하고 북한 개성과 해주로 이어지는 평화도로 건설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대북교류기금 확보에도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작금의 한국 경제는 위기 상황이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이 인건비 상승에 문을 닫고, 가정과 사회의 동력이라 할 수 있는 40대들의 일자리가 축소됐다.

특히 산업단지를 배후로 인천항과 국제공항을 둔 인천의 한국 경제 기여도가 매우 높은 만큼 세계 6위의 수출강국의 전면에 인천이 나설 수 있도록 물동량 확보를 위한 시정부와 공공기관의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
인천상의가 발표한 지난 4분기 인천 제조업 경기 전망은 어둡다. 내수시장이 둔화하고, 최저임금, 주52시간 근무제, 미중 무역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앙·지방 정부가 고용·노동정책을 탄력적으로 적용하고, 파격적인 규제 개혁에 나서는 한편 자금 조달과 R&D·인력 지원에 힘을 써 달라는 요구가 팽배하다.

2020년 새로운 역사의 순년을 시작하는 인천 현안은 진행형이다. 수도권매립지 4자 합의 후 4년이 흘렀지만 대체매립지 조성은 오리무중이다. 박남춘 시장이 꺼낸 자체매립지 확보에 대한 조속한 청사진이 새해 벽두를 차지해 수도권 폐기물의 일방적 피해 지역이라는 불공정이 개선되길 바란다.

인천은 해양도시이지만 바다가 시민 곁에 친숙하지 않은 실정이다. 해안은 철책으로 둘러싸여 해양친수도시로서의 명맥이 불투명하다. 내항 1·8부두 재개발 사업도 순탄하지 않다. 항만 기능을 재배치하고 시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항만 재개발은 인천 도시 기능을 선진 수준으로 탈바꿈해 놓을 계기지만 내항 재생 사업에 나섰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국비 지원을 약속받은 '상상플랫폼' 사업에 참여하겠다던 CJ CGV마저 손을 뗐다.
민생과 직결되는 사안들도 많다. 우선 영종 공항철도 운임체계 개선, 영종·인천대교 등 민자고속도로 통행료 인하 문제도 새해를 뜨겁게 달굴 현안이다. 지난해 GTX-B 노선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도시 균형발전의 측면에서도 인천 서북부를 수용하는 GTX-D 노선 유치도 민선7기의 역량을 시험하는 과제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붉은 수돗물 사태로 드러난 시 행정의 난맥상을 바로잡고, 전국 최다 점포를 둔 지하도상가 문제도 다급한 민생이다.
무엇보다도 오는 4월 치러지는 총선에서 나올 다양한 공약이 헛된 공약이 되지 않도록 면밀한 투표권을 행사해야 한다. 유권자의 진중한 표심이 바로 대한민국 제2의 도시를 향한 인천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파행으로 분열된 정치, 사회를 바로잡을 수 있는 핵심 역량은 오직 유권자로부터 나온다. 2020년 새해를 맞이하는 인천시민의 건승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