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집 부평리틀야구단 감독 인터뷰
열악한 훈련 환경극복 영재육성 노력
"아이들 맘껏 야구 연습할 시스템 필요"
"아이들에게 야구라는 운동의 즐거움을 가르치는 것이 참 좋습니다. 당장 성적에 집착하기보다는 즐기는 것, 그거면 충분합니다."

22일 만난 김홍집(44·사진 중앙) 부평리틀야구단 감독은 '인천 출신 레전드 투수'다. 인천고 재학시절부터 인하대와 단국대 등이 서로 그를 데려가려고 했었다. 그의 강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제구력. 볼 스피드는 시속 140킬로미터를 밑돌았지만, 스트라이크존을 교묘하게 파고드는 그의 공에 타자들은 수 차례 고개를 떨궜었다. 그랬던 그가 이제는 부평리틀야구단에서 후임 양성에 힘쓰고 있다.

"과거 인천고 코치로 있을 때 가르쳤던 제자를 코치로 삼아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사실 야구계를 떠날 생각도 했지만 아이들의 밝은 모습과 열정이 절 붙잡았죠. 정말 보람차게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부평리틀야구단의 상황이 좋지만은 않다. 지난해 2002년부터 사용해 오던 부영공원 내 야구장이 폐쇄해 훈련할 장소가 사라진 것.

김 감독이 이끄는 부평리틀 야구단은 한달여를 정처 없이 떠돌며 훈련했었다. 그 후 다행히 지난 2014년 10월 삼산체육공원에 자리를 잡아 훈련을 하고 있지만, 야구 시설이 전무했다.

"지원이 여의치 않아 많이 힘들었어요. 이곳(삼산체육공원)이 유수지인 관계로 장마철에는 물이 찰 수도 있어 그 기간 동안은 폐쇄할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하지만 불편한 여건 속에서도 아이들의 웃음을 보며 힘을 냅니다."

지난 2014년 한국 리틀야구가 29년 만에 미국에서 월드시리즈 우승기를 들어 올리는 데 큰 공을 세운 신동완 역시 부평리틀야구단 출신이다. 악조건 속에서도 김 감독은 걸출한 스타를 배출해 냈다.

"리틀야구단의 강점은 '올인'이 아니라는데 있죠. 평소에도 취미반, 매일반으로 나누어 운영합니다. 그리고 '즐기는 야구'를 하는 거죠. 단체생활에 대한 즐거움도 느낄 수 있고요. 스포츠는 '구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매일 하교 후 야구를 즐긴 리틀야구단 아이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죠."

하지만 상급학교로 진학하는데도 어려움은 있다. 인천 내 야구부가 있는 중학교는 단 5곳(신흥중, 동인천중, 상인천중, 동산중, 재능중)밖에 없다. 좋은 선수들도 바늘구멍을 뚫어야하는 입장이다.

"'구도인천'이라는 말이 있죠. 이에 걸맞은 시스템이 필요할 것 같아요. 아이들이 맘 놓고 야구할 수 있는, 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인천이 됐으면 합니다."

오는 3월 대회를 앞두고 있는 부평리틀야구단. 김 감독의 지휘 아래 부평리틀야구단은 오늘도 열심히 달린다.

/글·사진 김근영기자 kky8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