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나 숄레 지음, 박명숙 옮김, 부키, 496쪽, 1만9000원
▲ 모나 숄레 지음, 박명숙 옮김, 부키, 496쪽, 1만9000원

 

당신에게 '좋은 집'이란 어떤 곳인가? 교통이 편리한 곳? 좋은 학군이 있는 곳? 특정 브랜드의 아파트? 전망이 좋은 곳? 그래서 팔기 좋은 곳? 그러나 '르몽드디플로마티크'의 기자 모나 숄레에게 그런 곳은 진짜 '집'이 아니다. 그에게 집이란 '게으름 피우고, 잠자고, 공상에 잠기고, 읽고, 곰곰 생각하고, 무언가를 만들고, 놀고, 혼자 고독을 즐기거나 지인들과 어울리고,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먹는' 곳이다. 이런 행위들과 우리에게 필수적인 에너지를 공급해 주는 기본적인 즐거움을 주는 곳. 그런 곳이 바로 집이다. 프랑스에서 에세이 작가로도 활동 중인 모나 숄레는 집이 삶에서 의미하는 것, 집이 가능하게 하는 것, 주거 환경에 대한 바람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이 책의 집필을 시작했다. 그러나 '집'의 구석구석을 살펴보던 그녀는 또한 '집'이라는 것이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점과 정확히 맞닿아 있음을 깨닫는다. 민주주의의 퇴보, 급락하는 혼인율과 상승하는 이혼율, 갑질 문제, 사회 계층과 세대 간의 이중 격차, 근로노동 시간 논쟁, 가정 형태의 변이, 건축 방식의 문제 모두 '집'에서 시작되거나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