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에서 축제로 … 미래의 생각이 바뀌었다
▲ 용인 청덕중학교 자유학기제 통일교육 수업 모습.

'북한으로 떠나는 수학여행' 등 주제
자율성 중점 둔 토론 학생인식 변화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북한)도 그렇다." 용인 청덕중학교 한 학생이 자유학기제 통일교육을 마치고 수업평가회에 한 말이다.

이광숙 청덕중학교 교사는 평화통일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학생들이 북한을 색안경을 끼고 무조건 배척할 대상이 아닌 관심을 가지고 세심하게 살펴보면서 참모습을 발견하게 하는 중요한 계기"라고 밝혔다.

이 교사는 "평화통일교육 이전에 학생들은 북한을 해괴망측한 사람들이 사는 곳, 떼쓰고 타협이 절대 안 되는 사람들만 있는 나라라 생각했다"면서 "특히 북한이 늘 우리나라를 불편하게 하고 괴롭히는 존재라고도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지금 학생들은 손수 북한을 탐구하면서 우리와 마찬가지로 사람이 살고, 꿈과 희망이 자라고, 살맛 나는 곳이라는 것을 알아가고 있다"고 교육소감을 말했다.

청덕중학교는 도내에서 평화통일교육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학교다. 도교육청의 평화통일교육 시범학교는 아니지만 교사들이 평화에 가치를 둔 교육의 중요성을 알고 자발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곳에서 이뤄지는 평화통일교육은 특별하다. 외부강사 강연 등 형식에 얽매인 교육이 아닌 학생이 스스로 '평화통일' 의미를 찾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학생들의 자율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학교에서는 '북한 알아보기 방법', '가자가자 평화통일', '북한으로 떠나는 수학여행' 등 다양한 주제를 학생들이 직접 연구한 이후 토론회를 열어 자신의 느낀 점을 나누고 생각을 공유한다.

예를 들어 북한관련 하나의 주제가 주어지면 학생들은 조사, 연구한 내용을 웹툰, 랩, 연극 등으로 표현하면서 서로간의 이해를 돕는다.

학생들은 교육 이후에 북한에 대한 인식이 크게 변했다. 이전에는 '통일은 재앙이다', '북한 학생들을 모두 꿈이 없다' 등 부정적인 시각이 컸다.

지금은 '통일은 축제다', '북한 친구들을 만나보고 싶다', '북한으로 수학여행을 가고 싶다' 등 긍정적으로 변했다.

이 교사는 "학생들은 북한과의 통일은 손해다. 그런데도 왜 자꾸 하자고 할까하는 의문을 가졌었다"면서 "학생들이 직접 손수 북한문화를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북한을 적이 아닌 평화협력의 대상으로 여기는 학생들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도교육청 민주사회교육과 관계자는 "통일교육이란 통일·공존·번영 등 평화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자는 데에 최우선 과제를 둔다"며 "궁극적으로는 학교 교과과정에 포함되면서 학생과 교사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평화통일 시대를 만들어 갈 역량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