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친구들과 커피 마시고 책 읽어요"



"너네는 커피만 마시러 가니? 우리는 동물도 보러간다!" 가끔 동심으로 돌아가 동물을 보러 놀러가고 싶지만 동물원까지 갈 생각을 하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조금 더 가까이 여유롭게 동물도 보고 쉴 수 있는 공간은 없을까. 인천엔 커피도 마시고, 책도 읽고, 동물도 볼 수 있는 이색카페가 꽤 많다. 강아지가 뛰노는 카페는 기본, 천방지축 너구리, 보기 힘든 야생 동물들까지. 동물애호가들이 동물을 위해 특별히 깨끗하고 자연친화적인 공간으로 정성껏 운영하고 있어, 아이들 모두 활기 넘치는 모습으로 손짓한다. 남녀노소 모두 좋아할만한 인천 도심 속 작은 동물원에 가 보자.


미용실~수영장 시설 다양 … 애견인들 무한애정

#강아지들의 천국 '반려견'

애견인보다 강아지들이 더 좋아하는 곳. 셀프목욕공간과 투명 유리로 안이 훤히 보이는 미용실, 구명조끼까지 구비된 넓은 수영장, 40여개의 호텔방, 전용 놀이터까지. '반려견'엔 강아지를 위한 모든 시설이 다 있다.

프렌치불독부터 말티즈, 페키니즈, 닥스훈트, 골든 리트리버 등 카페에서 키우는 강아지만 15마리에 놀러오는 친구들까지, 그야말로 강아지들의 '만남의 광장'이다.

애견인들이 이곳을 특별히 애정하는 이유는 바로 픽업서비스가 제공되는 유치원을 운영하기 때문. 전화로 예약만 하면 집까지 강아지를 데리러 갔다가 돌봐준 뒤 데려다 주기에 바쁜 이들에겐 더 없이 좋은 서비스다. 게다가 직원과 훈련사, 미용사가 늘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어 안전도 문제없다.

반려견을 키우고 싶지만 여건이 안 되는 이들에게도 이곳은 천국이다.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면 강아지들이 먼저 달려가 알아보고 가서 안길 정도로 친해진 단골손님도 꽤 많다.

김미정 대표는 "강아지의 경우 생후 3~4개월이 사회성을 기를 수 있는 좋은 시기이기에 많이 오셔서 어울리고 가셨으면 좋겠다"라며 "앞으론 야외에서 뛰어놀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해 무엇보다도 강아지들을 위한 카페를 운영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연수구 동춘동 1113-10 3층, 032-817-6116



생소한 동물 19종과 교감 … "아이들 정말 좋아해"

#동화책에서 보던 동물들이 눈앞에 '페팅쥬'

"실내 동물원이 있다고 해서 와봤는데 직접 만져보고, 먹이도 줄 수 있어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네요."

벌거숭이 땅두더지, 제보아, 썬코뉴어, 프레리독, 슈가글라이더, 캥거루 쥐 등 이름조차 생소한 동물 19종이 한 곳에 모였다. 그 중 생김새는 귀엽지만 '작은 맹수'로 통하는 미어캣과 뽀글뽀글 하얀 털에 절로 손이 가는 새끼 양은 단연 인기스타다.

지난 4월 문을 연 '페팅쥬'는 동물을 보고 먹이 체험을 할 수 있는 도심 속 작은 동물원이다. 자녀들을 데리고 온 부모들은 따로 마련된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이곳은 각 동물을 분리해뒀지만, 유리나 그물로 가둬두진 않았다. 동물들이 답답하지 않게, 또 체험온 손님들이 만지고 교감할 수 있도록 한 김현철 대표의 작은 배려다. 그 덕에 동물들이 배변하거나 지저분해지면 수시로 청소를 해야 하지만 그만큼 깨끗한 환경을 자랑한다.

김 대표는 "어릴 적 시골에서 자란 덕에 동물들이 익숙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책이나 만화로만 접해,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드리고자 카페를 운영하기로 했다"며 "일부 손님은 '실내 체험'이라고 해서 부정적으로 보는 분들도 계시지만, 직접 와서 보시고는 다들 만족하고 가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남동구 만수동 961-5 2층, 070-4388-1510


너구리들의 넓은 놀이터 … 도서 9만여권 구비

#호기심 대마왕 라쿤들과 독서의 세계로 '카쿤북카페'

카페에 들어서는 순간 책꽂이에서 벽으로, 벽에서 책상으로 재빠르게 돌아다니는 너구리가 혼을 쏙 빼 놓는다. 잠깐 한눈 판 사이 가방 지퍼를 열어 간식을 먹는 펑퍼짐한 엉덩이의 악동 '도레'부터 '미파', '솔라', '시도' 그리고 세상에 나온 지 이제 2달 된 '플랫'까지 5마리의 너구리가 격하게 맞이한다. 땅딸만한 다리로 올망졸망 따라다니는 웰시코기 2마리는 너구리들의 둘도 없는 친구이자 또 하나의 카페 마스코트다.

"제 별명이 너구리에요." 송민석 대표는 집에서 2마리를 키우다 클수록 감당할 수 없어 고민하던 중, 책을 좋아하는 아내와 너구리가 뛰놀 수 있는 북카페를 열기로 했다.

탁 트인 높은 천장과 너구리들이 자유롭게 노닐 수 있도록 미끄럼틀과 봉 등 원목 놀이터가 자리 잡은 넓은 공간은 너구리와 손님 모두의 만족감을 높인다.

1층은 동굴을 연상케 하는 독립공간과 테이블, 2층은 오픈형 공간으로 꾸며진데다가 만화책부터 여행·인문·역사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이 9만여권이나 있어 편안히 책을 읽고픈 이들에게도 안성맞춤이다.

송 대표는 "아이들의 건강과 컨디션이 최우선이기에 일부는 집에서 쉬거나 한쪽에 격리시켜두기도 한다"며 "청소만 하루에 6시간은 할 정도로 청결에 신경쓰고 있으니 편한 마음으로 오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평구 부평동 549-38, 032-542-5423



담쟁이 건물 속 새 소리 … 가족·연인에 인기만점

#카페 안 작은 숲속 마을 '담쟁이넝쿨'

건물을 칭칭 감싸고 있는 담쟁이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2층 카페로 들어가면 고즈넉한 엔틱 분위기를 한껏 높여주는 작은 숲속 공간이 한 가운데 자리 잡고 있다. 넓은 유리 공간 안엔 조그마한 연못과 가지가 우거진 나무들, 흙과 자갈까지 자연의 한 부분을 떼 온 듯하다.

7년 째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이향금 대표는 자연친화적이면서도 이색적인 공간으로 꾸미고 싶어 동물을 키우기로 했다. 손님들이 동물을 기증하기도 하고, 있는 동물들이 새끼를 낳아 점점 식구가 늘었다. 지금은 다람쥐와 기니피그, 원앙, 비둘기, 앵무새, 금아조 등 수십 마리가 어우러져 살고 있다.


차를 마시는 내내 새 소리가 들려 마치 숲 속에 온 기분을 낼 수 있다. 아이들 역시 신기해하며 눈을 뗄 줄 모른다. 카페 곳곳에 옛 전통 소품들이 있어 눈과 귀, 입이 모두 즐거운 곳이기도 하다.
1층엔 넓은 정원이, 3~4층엔 옥상에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테이블이 마련돼 있어 연인, 가족단위에게도 인기다.

중구 자유공원남로 12, 032-772-0154


/글·사진 송유진 기자 uz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