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산업혁명 드론/스스로 운전하는 자율주행차량/현실과 가까운 vr
▲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지난 5월 부천대학교에서 열린 VR 가상현실 체험장에서 구글 카드보드를 만들고 있는 모습.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인류최강' 프로바둑 기사 이세돌과 커제를 잇따라 잡아내는 놀라움을 선사했다.
이후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4차산업 혁명'으로 이어졌고, 관련 산업은 미래 경제의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잡았다.
세계의 경제석학들도 인류의 미래 먹거리로 4차산업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경기도의 미래 발전을 이끌 핵심 키워드 역시 드론, 자율주행차량, 가상·증강현실 등 4차산업이다.
문재인 정부 역시 '실체 있는 4차산업 혁명 정책'을 국책사업으로 내세우며, 과학과 기술에 기반한 혁신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대한민국 성장 엔진인 경기도의 4차 산업 현안을 중심으로 미래 경제를 진단해보고자 한다.
 
 


▲무인비행기 드론
드론은 사람이 타지 않고 무선전파의 유도로 비행하는 물체다.
초기에는 군사적 성격이 강했지만, 최근 GPS 등의 발달로 다양한 분야의 산업과 융합하면서 눈부신 발전을 하고 있다.
드론은 불과 10여년 사이 우리들의 실생활까지 깊숙이 파고들었다.
전장 첩보입수, 재난현장 촬영, 산림·농경지·하천 등 환경조사, 농약살포, 자원탐사, 해안 측량 등 드론의 활용영역은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울만큼 무궁무진하다.
심지어 피자 배달까지 하는 드론도 등장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정부는 2023년까지 2600억원을 투자해 세계 3위권의 드론 강국으로 올라서겠다고 선포했다.

경기도 역시 새로운 미래 산업으로 떠오른 드론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자유롭게 비행할 수 있는 전용공역 유치, 공인 검증센터 구축, 기술개발 기업 지원 등 드론 산업 육성에 관한 다양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도는 '경기도 무인항공기(드론) 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정책적으로도 드론 산업 육성을 뒷받침한다.
수원, 용인, 성남, 고양, 이천, 오산 등 도내 기초자치단체들도 드론산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수원시는 삼성전자 등 글로벌 IT기업과 대학 등 탄탄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드론산업의 플랫폼을 구축할 방침이다.

용인시는 드론 비행장 조성, 드론 조종사 육성, 드론 코딩 아카데미 운영, 드론산업 특구 지정 등을 통해 드론시장 개척에 나섰다.
'IT 산업의 상징' 성남시는 판교테크노벨리의 우수한 인적조건을 무기로 드론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수도권 최초로 드론 교육원을 연 고양시는 전문인력을 양성해 일자리 문제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한다.
드론을 신개념 레저 스포츠로 판단한 이천시는 '드론 레이싱 경기장'을 지어 동호인 유치를 통한 관광객 유입 효과를 노리고 있다.
오산시는 지난해 11월 11일 오산천 일대에서 전국드론페스티벌을 개최하며 드론산업의 선도 도시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렇듯 드론의 활용 가능성에 대한 기대는 크지만 여전히 실체적인 지원은 미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첨단 산업의 특성상 '드론 선진국' 중국을 따라가기 위해선 보여주기식 방안이 아닌 새로운 관점이 필요해 보인다.
 
 


▲스스로 운전하는 자율주행차량
운전자가 핸들을 조작하지 않아도 차선을 벗어나지 않고,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빨간불에 멈추는 자동차.
SF공상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런 일들은 더이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눈앞으로 다가온 현실이다.
60년대 후반 반도체 혁명을 일으킨 실리콘벨리가 준비하고 있는 또 다른 혁명은 '자율주행차'다. 세계 최고 IT 기업인 구글과 애플의 차기 전략업종이기도 하다.
해외에서는 연일 자율주행차 기술을 개발한 기업에 대한 소식이 이어지며 상용화 직전까지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선 언제쯤 또 어디에서 운전자의 조작 없이 스스로 달리는 자동차를 볼 수 있을까.
정답은 '올해 말 경기도 판교제로시티가 될 가능성이 높다'이다.
경기도와 국토교통부, 한국국토정보공사, KT, BMW 등 5개 기관은 지난해 10월 19일 판교제로시티를 자율주행 시범단지로 조성하기 위한 '자율주행 실증단지 조성'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실증단지는 총 길이 5.6㎞로 자율주행노선(4㎞)과 수동운전구간(1.6㎞)으로 구성된다.
실증단지가 들어서는 판교제로시티는 올해 말 기업지원허브, 성장지원센터 입주를 시작으로 2020년까지 800여개 첨단기업이 모여 5만명이 근무하는 '미래형 스마트시티'로 거듭난다.
물론 지난해 여름 테슬라 차량이 부분자율주행 상태에서 흰색 대형 트레일러를 구름으로 잘못 인식해 사망사고를 낸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넘어야 할 과제는 있다.
바로 안정성 문제다. 차량 내부에 설치된 AI를 무결점으로 만든다면, 판교제로시티는 실리콘벨리를 넘어선 '자율주행차량 혁명'의 발상지가 될 수 있다.
지금이라도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하고, 자율주행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가능성 있는 자율주행 관련 스타트업에 정부와 경기도를 포함한 민·관이 적극적으로 투자해 기술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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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실 메트릭스 '가상·증강현실'(VR/AR)
영화 '메트릭스'를 보면 주인공 네오는 현실을 볼 수 있는 '빨간약'과 가상세계에 머무를 수 있는 '파란약' 앞에서 고민한다.
이제 우리도 네오처럼 빨간약과 파란약을 두고 고민해야 할지도 모른다.
4차산업 혁명을 이끌 VR과 AR산업의 발전때문이다.
엄밀히 따지면 AR은 현실 이미지나 배경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입혀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다. 이와 달리 VR은 특정 장비를 통해 보여지는 가상 환경, 즉 컴퓨터가 가상 환경 전체를 만들어 실제인 것 처럼 느껴지게 하는 기술이다.
지난해 전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포켓몬고 열풍은 식었지만,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이 새로운 패러다임의 산업으로 떠오른 것은 분명하다.
VR·AR은 단순한 레저를 넘어 의료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과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공동연구팀은 지난 5월 세계 최초로 태블릿PC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골종양 수술용 증강현실 시스템'을 개발해 정강이뼈에 골종양이 있는 50대 여성 환자의 수술에 성공하기도 했다.
구글, 삼성전자, 페이스북 등 세계적인 IT 업체들도 VR·AR 산업에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앞다퉈 투자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도는 이에 발맞춰 본격적으로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산업 육성에 나섰다.
실무 중심의 교육으로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관련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도는 지난 4월 20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VR 글로벌 얼라이언스 협약식'도 가졌다.
협약과 함께 구성된 글로벌 얼라이언스에는 대만 HTC 바이브·중국 87870(란앤파트너스) 등 글로벌기업과 경기콘텐츠진흥원·한국전자통신진흥원을 포함한 모두 25개 기관과 업체가 참여했다.
앞서 살펴본 드론이나 자율주행차량과는 대조적으로 기술수준이 걸음마 단계에 머물고 있는 VR·AR 산업에 경기도의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윤용민기자 no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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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경기도지사 인터뷰
"아이디어 갖고 도전하라...새로운 일자리 열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기술과 일자리 두 가지를 모두 잡으며 청년들이 미래를 설계할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인천일보와의 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5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겠지만 새로운 일자리 202만개가 생겨난다는 예측이 나왔다"며 "이것이 우리를 어디로 이끌지 알 수 없지만 새로운 미래를 위해 기술 산업을 육성하는 것은 분명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남 지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변화가 어떻게 변할지 수동적으로 기다리기 보다는 미래를 주도적으로 만들어가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남 지사는 "스타트업캠퍼스와 같이 청년들이 아이디어와 열정만 있으면 평생의 업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계속 업그레이드 할 계획"이라며 "광명·시흥 테크노밸리와 일산 테크노밸리, 판교제로시티 등 고용창출효과가 큰 첨단클러스터 조성으로 신성장 산업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자리를 원하지만 취업이 힘든 청년에게 일할 권리를 기본근로권으로 보장하는 정책을 도입해나갈 계획"이라며 "창업, 사회공헌활동, 취업활동, 직업교육 등을 권리로 보장해 청년들이 스스로 일 자리를 만들거나 일 할 자리를 제공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도는 기술 부분에 있어서도 판교 자율주행 실증단지, 빅데이터 활용, 스마트 팩토리, 요소기술 개발 및 활용지원 등 첨단 기술 개발과 인프라 구축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남 지사는 "4차 산업혁명 선도를 위한 원천 핵심 기술개발 외에도 정보와 자원을 공유하는 플랫폼을 구축해 도민과 중소기업이 스스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변화에 대응하도록 지원 중"이라며 "공유시장경제를 기반으로 4차산업 경제를 따뜻하게 만들고 일자리를 만들어 공동체가 작동하게 하는 다양한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남 지사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도민 여러분의 의지와 열정이 중요하다"며 "청년 도민들의 꿈과 열정을 경기도가 현실화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현호 기자 vadasz@incheonilbo.com


4차산업혁명 정부공약은

18세기 증기기관이 달리면서 시작된 1차 산업혁명, 전기에 의한 대량 생산이 가능해진 2차 산업혁명.
인터넷과 컴퓨터 등 IT 기술이 태동한 3차 산업혁명을 넘어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는 '4차 산업혁명'
대한민국의 '경제 심장' 경기도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 공약을 통해 경기남부 지역을 4차 산업혁명 기지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수원과 성남 등 경기남부 지역에 구축된 물적·인적 자원을 활용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과 지식기반 산업을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정부는 이를 위해 시화호 디지털시티, 남양주·구리 디지털시티, 광명·시흥첨단연구단지 디지털시티 등 판교테크노밸리 규모의 거점 디지털시티 3~5개를 추가로 조성한다.
아울러 경기남부 수원컨벤션, 경기북부 KINTEX 등 컨벤션 기반시설과 한류관광을 연계하는 'MICE 복합단지' 건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 구체적으로 꼽은 4차산업은 전기차, 자율주행차, 신재생에너지, 인공지능, 3D 프린팅, 빅데이터, 산업로봇 등이다.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역시 지난 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실체 있는 4차산업혁명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경기도가 문 대통령이 공약한 대로 4차산업의 메카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하는 것'이라고 한 앨빈 토플러의 말처럼 경기도의 미래를 상상하고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역량을 모아야 할 때다.
/윤용민기자 no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