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사와 떠나는 강화도 버스여행 … "좋아요"
▲ 한아름 인천관광공사 관광사업팀 차장

'용흥궁~강화성당~평화전망대~대룡시장~강화지석묘~역사·자연사박물관~광성보' 역사코스
공항철도 검암역서 출발...웰니스코스도 운영 예정

인천 구석구석을 하루 만에 둘러보는 인천시티투어의 새로운 노선이 공개됐다. 이번 노선은 인천관광공사와 인천시, 강화군이 함께한 '강화도 테마 투어'다. 이달부터 한반도 역사의 축소판인 강화 곳곳을 '역사'와 '웰니스(wellness)' 주제로 나눠 각자의 취향에 맞게 일일 코스로 둘러볼 수 있게 됐다. 기존 순환형 시티투어와는 달리 도심에서 벗어나 가깝지만 멀었던 강화를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여행할 수 있다. 시범 운행으로 함께한 관광객과 함께 코스를 둘러보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 지붕없는 박물관, 강화도로 떠나는 일일 여행
인천시티투어 두 번째 노선인 '강화도 테마 투어' 버스가 지난 1일 첫 운행을 시작했다. 공항철도 검암역에서 출발해 되돌아오는 코스로, 2개 테마로 구성됐다.

'역사·테마 코스' 이용객은 용흥궁, 대한성공회 강화성당, 제적봉 평화전망대, 교동면 대룡시장(교동 제비집·스튜디오), 강화지석묘, 역사·자연사박물관, 광성보를 둘러본다. 이달 하순 쯤 선보일 '웰니스 코스'는 석모도를 중심으로 미네랄 온천 등 휴식을 주는 곳으로 짜일 예정이다. '강화도 테마 투어'의 특징은 문화관광해설사가 함께 하며 코스와 주변 관광지에 대한 설명이 더해져 관광객들의 이해를 돕는다.

운행 기간은 7월부터 10월까지 매주 토·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30분이다. 인천관광공사 홈페이지 내 '인천시티투어' 코너에서 예약해야 하며, 요금은 일반 8000원, 만 24개월 이상~초등학생 이하, 장애인이나 국가유공자·경로자는 6000원에 이용 가능하다.

자세한 정보는 시티투어 안내 전화(032-772-4000) 또는 인천관광공사 홈페이지(www.travelicn.or.kr), 지역 내 관광안내소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강화도 역사 테마 코스' 첫 선보여
무료 시범운행 첫 날인 지난 1일 오전 45인승 만원버스는 꼬마부터 어르신까지 가족, 연인, 홀로여행객을 싣고 강화로 떠났다. 한참을 달려 강화터미널에서 일일선생님 조숙자 문화관광해설사를 태우고 첫 목적지 용흥궁으로 이동했다.

'용이 일어난 집'이라는 뜻의 용흥궁은 조선 25대 왕 철종이 19살까지 살던 곳으로 소박하면서도 운치 있다. 사진까지 준비한 해설사의 설명에 어린 친구들까지 고개를 끄덕였다.

뒤편 돌계단을 올라가면 대한성공회 강화성당이 위치해 있다. "아무리 봐도 절 같은데, 성당이라고요?" 몇몇 관광객이 해설사에게 질문했다. 배가 떠 있는 형상으로 노아의 방주를 연상케 하는 이곳은 로마의 바실리카 양식을 띠는 동시에 벽돌을 쌓아올린 기와집으로, 한국 최초 그리고 최고(古)의 한옥 성당이다. 증축 없이 지금까지도 매주 예배를 올릴 정도로 잘 보존돼 있다.

당산리검문소를 지나 강화제적봉평화전망대로 향했다. 북측으로 불과 1.8㎞ 떨어진 곳에 '해창리'라고 불리는 곶이, 전방엔 대전차방어저지선이 보일 정도로 북한과 가까운 곳. 해안가 건너엔 고려 국제무역항인 벽란도가 있던 예성강이 흐른다. 선전용 위장마을, 개성공단 탑, 송악산까지도 볼 수 있다.

최정균(27·서울 마포구)씨는 "강화는 물론 인천에도 자주오지 않아 잘 몰랐는데 하루 만에 역사가 깊은 대한성공회 강화성당이나 의미 있는 전망대까지 볼 수 있어 유익하다"면서도 "코스간 거리가 멀어 '시티투어'라는 성격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1960년대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교동 대룡시장은 골목마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촌스럽지만 정겨운 가게들이 많다. 액세서리 가게부터 다방, 막걸리 집, 이발관 등이 추억을 선물한다. 골목 끝엔 옛날 교복을 입고 흑백 사진을 남길 수 있는 '교동 스튜디오'가 인기다. 관광객들은 교동의 먹거리인 젓굴갈비, 냉국수 등으로 끼니를 때우고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박물관 옆엔 청동기 대표적 북방식 고인돌인 강화지석묘가 있다. 높이 260㎝·길이 710㎝·너비 550㎝를 자랑하며, 덮개 무게만 52t에 달해 500~800명을 동원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남편, 중학생 두 딸과 함께 온 조희수(48·경기 부천시)씨는 "인천시티투어는 3번 정도 이용해봤는데, 역사 테마는 아이들이 교과서로만 보던 것들을 실제로 보고 해설사의 설명까지 들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들은 바로 옆 역사박물관으로 이동해 강화에서 출토된 유물을 중심으로 선사~근·현대의 역사를 둘러봤다.
마지막으로 병인·신미양요가 벌어졌던 광성보에 들러 여정을 마무리했다. 광성돈대·손돌목돈대·용두돈대, 어재연·어재순 형제를 기리는 쌍충비각, 전사자들을 모신 신미순의총 등을 카메라에 담은 뒤 해산지인 검암역으로 이동했다.

투어를 마친 이용일(61·인천 남구)씨는 "평소 등산하러 강화에 종종 갔는데 역사라는 주제로 여행을 다녀온 것 같아 좋다"며 "주말이라 차가 막혀 일정이 늘어지는 것 외에는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인터뷰 / 한아름 인천관광공사 관광사업팀 차장]
"강화하면 꼭 들러야 할 곳들""연인·가족·친구와 즐기세요"

이번 강화도여행 노선을 총괄·기획한 한아름 차장은 시범운행 시작 전부터 기대 반 설렘 반이다. 예약 첫 날 1시간30분만에 무료 시범 운행 4일치 예약이 꽉 찼기 때문이다.

그는 "공들여 준비한 만큼 많은 시민들이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다"면서도 "다양한 연령층의 편의를 위해 전화예약만 받았는데 오히려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강화도 여행코스는 '2018 올해의 관광도시'로 선정됨과 동시에 과거 운행하던 강화 투어 노선이 없어져 불만이던 시민들의 의견으로 마련됐다.

그는 "두 코스 모두 강화하면 꼭 한번은 들러야 할 곳으로 채웠다"며 "연인이나 가족단위 관광객에게도 안성맞춤"이라고 소개했다.

한 차장은 강화도 투어 노선이 더해져 인천시티투어가 더욱더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통계상 탑승인원이 저조한 건 사실이지만 올해 들어 나아지고 있다"며 "올해 인천관광공사의 목표가 투어 노선 3개로 늘리는 것인데, 오는 10월 2층 버스가 도입되고 영종노선이 신설되면 이용객이 크게 늘 것"이라고 말했다.

주말 당일여행을 계획하는 가족, 연인, 친구들 모두에게 적극 추천한다는 한 차장. 그는 "목적지 하나하나 유익한 곳으로 선정했으니 골라서 즐기셨으면 한다"며 "문화해설까지 더해지는 강화도 투어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글·사진 송유진 기자 uz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