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자문] 조동식 인천의료원 순환기내과 과장

심근경색은 심장의 혈관(관상동맥)이 막혀서 심장이 괴사되어 생기는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심근경색은 추운 겨울철에 혈관이 수축돼 주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더운 여름철에 탈수증세로 혈전이 굳어 발생하기도 한다. 고혈압, 당뇨, 비만 등의 소위 대사증후군과 흡연, 음주, 연령 증가 같은 원인에 의한 동맥경화증 등이 심근경색을 일으키는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어느 날 갑자기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심근경색. 꾸준한 관리와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징후가 발견되는 즉시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야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돌연사 주범, 심근경색

심근경색이 발생하면 보통 아주 심한 가슴 통증이 나타나고 식은 땀, 메스꺼움 등이 함께 나타난다.

심근 경색증에서 나타나는 가슴 통증은 지금까지 태어나서 최고로 아팠던 통증으로 꼽는 이들도 있다.

가슴을 꾹 누르는 느낌, 압박감과 쥐어짜는 양상의 통증이 흔하고 턱·어깨나 팔로 번져나가는 느낌도 생긴다. 가슴 통증 외에 구역질이 난다거나 소화불량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갑작스런 실신이나 심장마비로 응급실 신세를 지는 경우도 있다.

다만, 여성이나 당뇨병 또는 고령 환자의 경우엔 호흡곤란, 무기력증, 평소와 다른 피로감, 구역질, 어지럼증, 소화불량 등을 호소하는 비중이 높다.

▲여성보다 남성이, 비만·당뇨병 환자가 발병 비율 높아

심근경색은 남자와 여자를 비교했을 때 6대 4정도로 남자에게서 더 많이 생긴다.

여성의 경우 여성호르몬이 혈관을 많이 보호하기 때문에 폐경 이전에는 동맥경화나 급성 심근경색이 많이 발생하지 않는다. 폐경 후 약 10년이 지나야 혈관이 손상되기 때문에 그 이후부터 발병할 수 있다.

따라서 40~50대 중년에는 남성 환자의 비율이 훨씬 높지만, 60대 이후로는 여성도 방심할 수 없다.

연령별로 보면 중년층에서 돌연사가 많이 발생하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60~70대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최근에는 식생활의 서구화로 젊은 층의 비만이 많아져 젊은 층의 심장질환도 증가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 외에 흡연을 하는 여성이 경구 피임약을 복용할 경우 심장혈관질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병 환자는 당뇨병이 없는 사람에 비해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가 남자의 경우 2~3배, 여자의 경우에는 3~5배 정도로 높다.

비만은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등 대사증후군과 연관되어 심혈관 질환의 발생과 사망률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비만한 분은 심근경색을 겪을 위험성이 높다.

심근경색은 한번 앓은 이가 재발할 위험이 매우 높은데, 당뇨의 경우 심근경색을 앓았던 경우와 같을 정도의 위험도로 취급될 만큼 당뇨 환자의 심혈관 질환 위험도는 상당하다.

무시무시한 합병증, 괴사 정도 따라 치료

가장 무서운 합병증으로는 심정지로 인한 사망이다.

발병 초기에는 심장박동이 불규칙해지는 부정맥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 중 심실빈맥이나 심실세동처럼 치명적인 부정맥이 문제가 된다.

이 외에도 심근이 손상될 경우 심장이 제대로 기능을 못하는 심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 경색 부위와 크기에 따라 심실벽이 파열되거나 심실류와 같은 심장 벽에 발생하는 변형이 관찰된다.

심근경색은 심장 근육 전층이 괴사되었는지 일부만 괴사되었는지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르다.

ST분절 상승 심근경색은 혈관이 막혀 심장근육이 죽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최대한 빨리 막힌 혈관을 뚫어주어야 한다.

약물을 통해 혈전을 녹여주는 방법과 관상동맥조영술을 통해 막힌 혈관을 직접 뚫어주는 방법이 있다.

최근의 추세는 관상동맥조영술을 통해 막힌 혈관을 뚫어줄 수 있다면 직접 뚫는 편이 선호되고 있다.

다만, 막힌 부분을 재개통해주는 시간이 90분이 넘게 지연되거나 위험도가 높지 않은 분은 약물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ST분절하강 심근경색이나 불안정 협심증의 경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약물 사용 후 진단 목적의 조영술을 시행하거나 약물을 사용하며 지켜보는 방식의 치료가 진행된다.

심근경색은 단기적으로 빠른 시간에 일상생활을 시작할 수 있도록 신체를 활성화하는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장기적으로 심장질환의 재발을 막고 위험인자를 치료해야 한다.

금연, 꾸준한 운동으로 예방해야

병이 발생한 후 재발을 방지하는 예방법을 이차적 예방이라고 하는데, 가능하면 발병하기 전부터 미리 예방하는 것이 좋다.

이차적 예방은 금연은 필수적이고, 고혈압과 당뇨병이 있다면 잘 조절해야 한다.

혈중 콜레스테롤 또한 정상 수치 이하로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

식이요법은 고혈압과 당뇨병,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방향으로 시행되며 수영, 자전거타기, 걷기, 조깅 등의 적당한 유산소 운동이 권장된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