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택윤 국립농업과학원연구관
▲ 권택윤 국립농업과학원연구관

이세돌과 세기적 대결을 펼친 구글의 알파고가 연일 화제다. 인공지능 기계가 바둑의 세계를 점령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기계의 한계도 여실히 드러냈다. 이러한 기계학습으로 이뤄진 인공지능은 현재 식물의 기능 탐색에도 적용되고 있다. 학습이라는 것이 인간에게만 적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참 생소한 이야기일 것이다.

먼저 식물 종자개발 분야에서의 인공지능 활용이다. 종자는 색 등 특성을 결정하는 고유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유전자는 특정한 환경 조건에서 주어진 특성을 표현한다. 인류는 수천 년 동안 맛과 수량이 좋은 유전자를 가진 식물 종자를 선발해 의·식·주에 활용해 왔다. 그리고 종자개량은 과학자의 학습으로 얻어진 기술과 예술수준의 경험으로 진행돼 왔다.

혹자는 전통적인 종자개량기술을 창의적 예술이라고도 한다. 그러다 보니 우수한 종자 개량에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축적된 경험이 필요했다.

이에 따라 최근 식물 유전자를 매우 신속하게 탐색하고 유전자의 특성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현대융합과학기술을 발전시켜왔다.

자동화 인공지능 융합기술 시스템을 통해 식물의 유전자형과 표현형을 통합, 식물 생장의 심층적 이해를 가능하게 하고 있으며, 종자개량 기한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는 혁신성을 더해 주고 있다. 이렇듯 자동화 인공지능 융합기술은 유전자와 그 특성 데이터 지식 기반의 심화학습 프로그램을 활용하며 새로운 종자개량기술에 적용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프랑스, 독일, 일본, 중국 등 세계 여러 농업 선진국과 대형 종자개발 회사에서에서는 이미 인공지능형 종자개발 플랫폼을 구축·운영 중에 있다.

농업생산 과정에도 인공지능을 장착한 자동화 장치들이 이용되고 있다. 농업생산에 있어서 생산비 절감과 소득증대를 위해 최적량의 물과 비료가 필요한데, 인공지능을 장착한 무인 비행기, 트랙터 등의 기계장치들이 포장에 자라는 식물의 상태를 측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농장의 물과 비료 관리에 활용되고 있다.

최근 네델란드에서는 꽃 생산 및 품질관리에 인공지능 융합기술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융합기술시스템은 주기적으로 꽃과 식물의 이미지를 얻는다. 이미지는 크기, 색, 건강상태 등 다양한 데이터 정보를 제공한다. 이렇게 얻어진 데이터는 소비자의 기호에 맞춰 가공이 되고 자동화 기계학습 시스템에 따라 수요에 맞춤한 판매를 도울 수 있다.

미래농업은 그 동안 축적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심화기계학습을 효과적으로 시킨 인공지능 시스템에서 길을 찾을 수 있다. 종자개발과 생산과정에 적용할 경우 생산비 감소와 농가 소득 증대가 가능하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식물과 기계 분야 융합혁신 기술 개발이 매우 필요하다. 인공지능이 미래 신농업의 지평선을 넓혀 줄 것이 분명하다. /권택윤 국립농업과학원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