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0131).jpg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 유품을 정리하던 아내의 눈에 들어온 건
그가 자주 쓰던 노트 사이에 끼워진 편지들이었습니다.
수신인은 자신과 딸이었습니다.
남편이 죽기 전 가족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편지였습니다.

‘당신이 이 편지를 읽고 있을 때면
나는 아마 이 세상에 없을 거야…
나는 내 장례비용 때문에 당신이 힘들어할까 봐
그게 제일 걱정이야.’

죽는 순간까지 남겨질 가족 걱정을 하던 자상한 남편.
평생을 ‘마판 증후군’으로 고통받으며 투병해 온 그는
단 한 번도 힘든 내색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

‘특별한 날마다 우리 딸과 함께해줄 수 없는 게 제일 미안해.
해마다 아이의 생일이 되면 내 편지를 꼭 전해줬으면 좋겠어’

‘우리 딸의 두 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아빠가’
‘우리 딸의 세 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아빠가’
.
.
.
‘우리 딸의 열여덟 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아빠가’

그렇게 딸이 성인이 되는 열여덟 번째 생일에서 끝나는 아빠의 편지.
남편은 딸에게 남긴 편지뿐만 아니라
홀로 남아 생계를 책임질 아내를 위해
지인들에게도 편지를 남겼습니다.

‘아직 살아가야 할 날들이 많은 제 아내와 딸이
너무 힘들어하지 않도록 도와주고 힘써주세요.
가족을 두고 먼저 떠나야 하는
남편이자 아빠의 마지막 소원입니다’

그의 나이 스물여섯, 아내의 나이 스물 둘,
딸은 이제 막 두 살이 되던 그해
남겨질 아내와 딸을 세상에 부탁하며
남편은 그렇게 눈을 감았습니다.

====================================

언젠가부터 그 안에 그는 없습니다.
그 안은 가족으로 꽉 채워져 있고,
그들의 행복과 걱정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렇게 평생을 보낸 그에게
‘여보 괜찮아요’
‘아빠 감사합니다’라는 말 한마디만 해주면
힘이 불끈불끈 솟는 그.
가족이 행복해야 그도 행복합니다. 

# 오늘의 명언
이별의 시간이 될 때까지는 사랑의 깊이를 모른다.
– 칼릴 지브란 –


/글·그림 '따뜻한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