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균 인천 계양경찰서 계양산 지구대 순경

아직 경찰관에 투신한지 오래 되지 않아 연륜이 부족한 나는 가정폭력이나 성폭력의 여성 피해자를 대할 때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어떻게 해야 피해자가 안정되고 마음을 열수 있을까 고민하고 노력하지만, 제복을 입은 남자 경찰관들에게 여성 피해자들이 본인이 당한 피해를 선뜻 말하기 힘들어하는 경우가 사실 많다.

이럴 때 여경의 도움이 절실한데 실제로 겁에 질린 피해자들에게 다가가 마을을 열게 하고 사건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경우도 많이 보게 된다.

얼마 전 필자의 지구대에 방문한 여성의 경우에도 여러 남자 경찰관들이 피해상황을 조사하였지만, 말을 하지 않아 여경이 지원하여 인내심을 가지고 상담한 결과 사건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게 되어 안전하게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여경은 1946년 7월1일 경무부 공안국에 여자경찰과가 신설되어 64명으로 시작했다. 주로 여경은 성매매와 청소년 범죄에 대한 지도, 보호 및 여성 피해자 지원 관련 업무를 담당하였으며, 현재 여경은 경찰청에서부터 지구대 순찰팀까지 업무의 영역이 확대되었다. 그리고 여경의 시작인 7월1일을 기념하여 '여경의 날'을 제정하여 기념하여 오고 있으며, 올해 69주년을 맞이하였다.

현대 사회에서 강력 범죄는 증가 추세에 있으며, 강력 범죄를 해결하고 예방하기 위해서 선·후배 경찰관이 열심히 현장에서 뛰고 있다. 특히 여성관련 범죄의 해결과 여성 피해자 보호를 위해 여경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내 딸아이의 꿈도 경찰관이다. 아빠의 경찰 모자를 쓰고 경찰관 모습을 따라하는 딸을 보니 그 모습이 귀여우면서도 훗날 멋진 여경이 되어 현장에서 활약하는 모습이 상상되어 입가에 미소가 머금어 진다.

보다 많은 여경이 경찰 현장에 투입되고, 다양한 업무를 통해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개선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현장에서 굳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4대 사회악 범죄가 없는 날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든 여자 경찰관들에게 힘찬 박수를 보낸다./ 안덕균 인천 계양경찰서 계양산 지구대 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