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 얼굴] 이삭 남중부 복싱 웰터급 금메달
"금메달을 따면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데 그 돈으로 엄마 이 치료를 해드리고 싶어요."

이삭(서곶중3)은 제44회 전국소년체육대회 마지막날인 2일 제주시 남녕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남중부 복싱 웰터급 결승전에서 최하늘(경기 수일중)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삭은 1학년 때 체육 선생님(고성준 감독)이 보여준 다큐멘터리를 보고 복싱선수가 되겠다는 다짐을 했다.

당시 그 프로그램의 주인공이었던 신종훈(인천시청·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 복싱 금메달리스트)이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도 어머님의 헌신적인 지원을 받으며 멋진 선수로 성장해나가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평소 어린나이였음에도 혼자 아들을 키우는 어머니가 매일 일하시는 모습을 보며 '꼭 집안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각오를 해왔던 이삭은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을 했다.

권투 입문 몇개월만에 나간 전국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며 재능을 확인한 이삭은 이후 여러차례 전국대회를 제패하며 '실력파'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갔다.

지난해인 2학년 때 첫 출전한 소년체전에서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번에 3학년이 되어 나온 소년체전에서 드디어 금메달을 따냈다.

앞서 지난 4월 안동에서 열린 협회장기 대회에서는 금메달과 함께 대회 최우수선수에 뽑히는 영예도 안았다.

평소 우상이던 신종훈이 최근 소년체전 출전을 앞두고 인천체고에서 훈련 중이던 자신을 본 뒤 주위 사람들에게 "이삭이 권투를 참 잘한다"는 칭찬을 했는데, 그게 대회 기간 동안 큰 힘이 됐다.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따고 싶다"며 다부지게 포부를 밝히던 이삭은 '지금 뭘 하고 싶냐'는 물음에는 "햄버거를 먹고 싶고, 이제 인천에 돌아가면 신종훈 선배님을 만나고 싶다"며 수줍게 웃었다.

고성준 서곶중 감독은 "이삭은 힘과 집중력이 큰 장점"이라며 "지금도 부족하지는 않지만 스피드만 좀 더 보완하면 정말 완벽한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